공주대에 대한 교육부의 지난 해 7월 종합감사 결과가 그제 공개됐다. 48건의 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을 뿐 아니라 내용도 하나같이 상식 밖이어서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 이번 감사 결과를 통해 그동안 상상 이상의 복마전을 방불케 한 공주대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게 대학 맞냐`고 따져 묻는다면 할 말이 궁색할 게 자명해 보인다. 어쩌면 곪아터져야 할 게 터진 셈이다.

공주대는 지난 2013년부터 총장이 부재한 리더십 공백을 겪어왔다. 지난 20일 원성수 총장 취임으로 `정상화` 기치를 내걸었지만 그 전까지는 무정부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공주대 사태는 전 정부 교육부가 총장후보 임용제청을 거부하면서 수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총장 권력을 놓고 학내 교수집단간 갈등이 임계치를 찍다시피 했고 그런 비정상 상태가 5년 여 지속됐다. 그런 외양이 연출되면서 대학 내부에서는 `모럴 해저드`가 극에 달했고 비리의 얼룩이 짙어만 갔다. 교육부 감사 결과에서 보듯이 이 대학 일부 교수들의 일탈은 기가 막힌다. 220일 이상 출근하지 않은 어떤 교수는 임금 2000여 만을 지급받았고, 또 다른 부교수는 제자 석사학위 논문을 단순 요약해 학술지에 게재했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매형 업체로부터 1억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고 `셀프 서명`한 교수도 있었다. 이 교수는 허위거래명세서를 작성한 사실도 추가됐다. 공주대는 교직원들에게 심사 명목의 수당 잔치를 벌였는가 하면, 일부 직원은 가족수당과 복지비등을 부당하게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총장공백기와 맞물려 공주대에서 벌어졌다. 구심점 없는 공주대 상황이 일부 비뚤어진 세력에게 사익을 추구하기 좋은 놀이터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공주대는 잃어버린 5년 동안 역주행을 해온 것이나 다름 없다. 이제는 진정 환골탈태해야 한다. 한눈 팔다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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