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일은 국내 이동통신역사는 물론 정보통신업계에서도 큰 이슈가 됐던 날이었다.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5G를 상용화 한 날이었다. 통신에 있어 한 세대(G)를 넘어가는 구분이 네 차례 있어 왔지만 그리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4G LTE-Advanced`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한 건 2010년도였다. 4G 스마트폰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쓰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또 다른 이동통신 세대가 우리생활을 파고 든 것이다. 4G와 5G의 가장 큰 차이점은 먼저 속도와 용량이다. 5G 전송속도는 20 Gbps로 4G가 1 Gbps였던 것에 비하면 20배나 초고속으로 빨라진다. 다운로드 속도도 일반 LTE에 비해 280배 더 빠르다. 또 다른 차이점을 들면 바로 초연결성이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1 ㎢ 내 100만 개의 사물과 연결된다. 이로써 무인자율주행자동차·스마트시티·스마트 팩토리·증강현실·가상현실(AR·VR)·초고화질 실시간 영상·자율주행 드론서비스 등 서비스에 꽃을 피울 준비가 끝난 셈이다. 마지막으로 빠른 응답속도를 뜻하는 `초저지연성`이 특징이다. 단 1000분의 1초도 통신이 지연되지 않도록 인프라를 갖춘 게 바로 5세대 이동통신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시각·청각 인지 시간보다 짧은 지연시간을 바탕으로 교통사고 예방, 원격진료 등이 가능해진다.

물론 5G가 부상하는 이유는 지금 한창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일명 `ABCI`라 불리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사물인터넷(IoT)기술 등이 본격 서비스되기 위해 이들 기술을 받쳐줄 새로운 인터넷 통신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5G는 제4차산업혁명을 책임질 핵심 인프라인 것이다.

5G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5G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과연 원격진료나 홀로그램, 무인자율주행차가 통신의 힘으로 거듭나 우리생활에 파고 들 여지에 의문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태어난 2007년을 생각해 보자. 불과 12년 전이지만 우리는 이 시간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한시도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기 힘들 정도로 의존성이 커졌다. 스마트폰이 음악과 전화, 인터넷을 하나로 묶었듯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으로 정의되는 5G세상은 우리 곁에 분명 가까이 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들은 우리를 부지불식간에 익숙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그 서비스가 위에 열거한 무엇이 되든 간에 말이다.

정길호 ETRI 성과홍보실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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