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집중 호우, 태풍, 지진 등의 재해와 이로 인한 산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산사태로 인해 매년 축구장 면적 526개에 달하는 산림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사태가 주로 산촌지역에 발생한다고 인식하지만 최근에는 무분별한 산지전용과 개발로 도시생활권에서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2011년 서울 우면산과 춘천 마적산 산사태는 대표적인 도시생활권형 산사태로 기존 복구 위주의 산사태 대응체계보다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산사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구조물 대책과 비구조물 대책이 있다. 먼저 구조물 대책으로는 사방댐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흘러 내려오는 흙과 돌을 막는 방법이다. 즉, 흙과 돌을 계곡에 가둬 하류의 인가, 농경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사방댐은 2018년 기준으로 전국에 1만 1859개소가 시공됐으며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도시생활권형 사방댐 모형실험` 결과 75-85%의 토사를 막아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저감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계곡에 사방댐을 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방댐을 시공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산사태 발생 시기를 예측해 조기 대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4차산업혁명 기술인 DNA(Data, Network, AI)를 이용해 비구조물 대책인 `조기감지 및 경계피난을 위한 산사태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의 강점은 도시생활권과 같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조기 감지와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올해는 2018년에 구축된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 25개소가 본격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정밀한 예측을 위해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사태정보시스템`과 `산사태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을 첨단 기술과 결합해 `통합적 산사태 대응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자연과 인간의 안전한 공존을 위해 지속적인 산사태 안전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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