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현대 미술은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미술이 기술로 출발했고, 자연의 모방에 의미를 뒀을 때에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모방을 잘하는 기술을 보유하면 미술가였고, 그 실력에 따라 명확하게 좋은 작품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이 기술에 머물지 않고 예술로 발전하면서 작품 내용도 단순한 자연의 모방을 벗어나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려 노력하게 됐다. 또한 사회가 고도화 되면서 그 주제가 다양화 되고 이에 맞는 표현 방식을 개발하다보니 복잡한 형식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것이 근대 이후 쌓이다보니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분화 됐고, 그래서 지금처럼 난해하고 복잡하게 느껴지게 된 것이다. 아마도 미술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두 번 쯤 관심 있게 들여다봤을 여러 미술 사조들이 그러한 관점과 연구의 결과물들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그러한 결과물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변주하고 있는 시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현대 미술이란 어지간한 지식이 없으면 접근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예술이 `즐기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에 충실하면 이러한 부담감은 잊어도 된다. 현대 미술의 여러 모습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모른다고 해도 `즐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각자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을 만족시켜 주는 미술 작품들로 접근하면 된다. 그러면 어떤 분들은 목가적인 풍경이나 소소한 삶의 흔적들과 연관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분들은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 이미지를 사용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분들은 `불안`이나 `우울`같이 인간의 깊숙한 내면에 도달하려 노력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이 좋은 작품일까? 여러분이 즐거움을 느끼는 작업이 당신에게 가장 좋고 중요한 작품이다.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면서 길러지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 다른 종류의 작품에 접근하고 알아 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미술이 삶의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달간 한밭춘추를 쓰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미술에 관한 소소한 정보를 드리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소소한 정보들이 미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이주형 한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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