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내에서 불법으로 미용시술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데도 청사 내 수유실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났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시술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이라니 충격이다. 이런 직원이 더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어 청사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더더군다나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미용시술을 받고 있는데도 시가 제대로 된 사실 확인에 나서지 않아 대전시의 공직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청 직원의 미용시술은 한 민원인이 시청 1층에 있는 수유실을 찾았다가 이런 광경을 목도하고 감사관실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민원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시술을 하던 사람이 `금방 끝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시술을 받거나 대기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봐 오래전부터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지레짐작이 간다. 시가 보인 반응도 공분을 사기에 족하다. 공공시설에서 불법 의료행위가 벌어졌는데도 축소 해명하기에 급급했던 모양이다. 시술을 받은 직원이 소속된 부서장은 상황 파악에 나서 달라는 감사부서의 요청에 확인 중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청사 담당부서 역시 수유실에서 시술 관련 정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하거나 시 직원이 아닐 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시청 수유실에서 이뤄진 눈썹 문신 등 반영구 화장은 불법이다. 당사자가 눈썹이 떨어져 시술을 받았다고 소명하긴 했으나 곧이곧대로 들릴 리 없다. 공공기관에서 미용시술이 자행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무원들이 근무시간 시술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불법을 감시해야 할 공무원이 되레 불법에 앞장서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시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지만 이런 불법 사례가 더 없는지 세밀히 살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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