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 없이 예·체능학과 공략하기

이제 대학의 예·체능 계열 전공은 실기에 강점이 있는 지원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실기고사·면접 등이 부족하더라도 학생부 전형과 논술·적성고사를 통해 관련 계열에 진학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예·체능계열 전공 진학을 희망하지만 실기 대비가 부족했던 수험생들을 위해 학생부종합전형·교과전형과 논술·적성고사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 및 학과를 찾아봤다.

◇영화·영상계열=실기위주 전형 선발 인원이 가장 많은 영화·영상계열은 학생부 종합·학생부 교과·논술 전형 순으로 모집 인원이 많다. 영상이나 포트폴리오 제작 등 경험이 있는 수험생은 실기위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을 하는 경향이 많지만 그렇지 못한 수험생의 경우 학생부 교과 전형이나 논술 전형에 지원하기를 추천한다. 다만 학생부 교과 전형의 경우에도 2단계 면접 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이 많아 별다른 준비가 없었던 수험생들의 실제 지원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는 학생부 교과 성적 90% + 비교과(출·결석) 10% 로 평가하는 전형으로 8명을 모집한다. 다른 평가 요소가 없기 때문에 예술계열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합격자 내신 평균 성적을 가질 뿐 아니라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돼 있어 학업능력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하다. 경기대는 논술 전형에서 미디어영상학과 6명, 한양대는 논술전형으로 연극영화학과 영화전공 4명을 선발한다. 논술 고사는 모두 각 대학의 인문계열 문제와 동일하고 평가 방법 역시 같다. 평가요소별 반영 비율에 있어 큰 차이는 없고 수능최저학력기준도 두 학교 모두 적용하지 않는다. 지난해 한양대 연극영화학과(영화전공)의 경우 3명 모집에 130대 1,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는 6명 모집에 30.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수험생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술·디자인계열=미술·디자인계열에서 순수미술 관련 학과는 실기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다른 평가요소가 없는 모집단위는 대부분 패션디자인·산업디자인 등 디자인계열 학과다. 학생부종합전형 또한 다양한 미술 활동 등 비교과가 준비돼 있는 것이 유리하며 면접 고사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학생부 교과 전형과 논술 전형을 고려해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을 모집하는 곳은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10명, 중앙대 실내환경디자인 6명, 중앙대 패션 5명, 한양대 주얼리·패션디자인 등 4개 학과 17명, 홍익대 예술학과 4명 등이다. 동덕여대·한양대·홍익대의 경우 교과 100%로 학생을 선발하며 중앙대만 교과 70% + 비교과(출결·봉사) 30%로 선발한다. 단, 대학마다 학생부 반영 교과가 다르므로 본인의 학생부 교과 성적을 살펴본 뒤 장점이 드러날 수 있는 교과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또 높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만 있다면 조금 더 도전적인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홍익대 예술학과는 논술 60%, 학생부교과 40% 평가를 통해 논술전형으로 4명을 선발하는데, 국·수·영·탐 중 3개 영역의 합을 6등급 이내로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인천대 디자인학부·중앙대 실내환경디자인학과·한양대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에 강점을 가진 수험생이 지원해볼만 하다.

◇체육계열= 요즘 체육계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스포츠마케터, 스포츠 에이전트 등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체육계열 학과는 운동선수와 같은 신체적인 능력이 필요한 전공 이외에 스포츠산업, 스포츠과학, 스포츠의학과 등 다른 학문이 접목된 전공은 실기 없이도 지원 가능한 경우가 있다. 경희대 체육학과 등 4개의 모집단위와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전공 등에서 논술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두 대학 모두 논술 70%, 학생부 30%의 반영비율을 가지고 있어 논술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외대의 경우 해당 캠퍼스의 다른 인문계 모집단위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같아 수능 준비에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학생부교과전형으로는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5명), 고려대 스포츠과학전공(4명), 스포츠비즈니스전공(4명), 성신여대 운동재활복지학과(10명) 등에서 선발한다. 가천대의 경우에만 교과 80% + 비교과(출결·봉사) 20%로 선발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모두 교과 100%로 지원자를 가려낸다. 적성고사 전형을 활용하는 곳은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14명), 고려대 스포츠과학전공(5명)·스포츠비즈니스전공(5명) 등이다. 전형요소는 동일하게 교과 60%, 적성고사 40%이다. 앞서 지난해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의 경우 교과전형으로 6명, 적성고사전형으로 13명 모집했는데 경쟁률은 각각 11.8대 1과 32.6대 1이었다. 경희대 스포츠의학과(11명-네오르네상스), 국민대 스포츠산업레저학과(5명), 스포츠건강재활학과(4명), 상명대 스포츠건강관리전공(10명),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10명),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8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9명) 등 다수 학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학생들의 학업능력 뿐 아니라 학교생활 성실도, 전공에 대한 관심 등을 정성평가해 선발하기 때문에 체육관련 활동 이외에도 지원하는 모집단위에 어울리는 활동 내역을 갖추고 있는 것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예체능 계열이라고 해서 낮은 성적으로도 합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실기, 면접 등이 없는 전형은 그만큼 교과 성적·논술·적성고사·준수한 수능 등급 등으로 자신의 학업 역량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실기 없는 예체능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지원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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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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