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원산지, 가공방식에 따라 다른 향미 특성을 지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종(種, species)에 있다. 우리가 흔히 커피를 말할 때 아라비카 커피, 로부스타 커피라고 구분하는 기준이 종에 따른 것이다. 아라비카 커피는 에티오피아 아비시니아 고원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커피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아라비카 종(Coffea arabica)의 하위 품종들이 다양하게 생산이 되고 있기 때문에 커피나무를 대표하는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라비카 커피는 뛰어난 맛을 지니며 원산지, 품종에 따라 다양한 향미를 지닌 고품질의 커피이다. 커피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균형적이며 안정적인 향미를 자랑하는 하와이 코나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티피카(Typica)라는 아라비카 종의 품종이고,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개성적인 향이 특징인 게이샤(Geisha)도 아라비카 종의 품종이다.

아라비카 커피가 뛰어난 향미를 지니는 이유는 커피의 식물학적 영향이 굉장히 크다. 아라비카 커피 생두의 성분을 살펴보면 향과 맛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당과 오일의 함량비가 다른 종의 커피 보다 2배 가량 더 많기 때문이다(아라비카 당 6-9%, 오일 15-17% / 로부스타 당 3-7%, 오일 10-12%).

특히 커피 향의 경우 당과 오일의 함량이나 성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더욱 아라비카 커피의 향기가 복합적이며 뛰어나게 나타나고 있다. 로부스타 커피는 카네포라 종(Coffea canephora)의 품종으로 전체 생산량은 30% 정도이며, 쓴맛이 아라비카 커피에 비해 강하다. 또 향미가 부족하지만 생산량이 많고 바디감(커피를 음용할 때 느껴지는 입안에서의 질감)이 좋아 블렌딩 커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커피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향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에스프레소 블렌딩에 흔하게 사용되는 커피이기도 하다.

이들 품종의 커피는 관능검사 시 뚜렷한 향기 특성을 나타내고 있고, GC-IMS(Gas Chromatograph - Ion Mobility Spectrometer) 전자코를 이용해 분석해 본 결과에서도 아라비카 커피는 fruity, floral, Sweet, Caramel-like, Roasted 등의 향 특성을 갖는 성분들이 많이 검출됐다. 로부스타 커피의 경우 Sour, putrid, fishy, amine, bitter, roasted 향 특성을 갖는 pyridine 성분과 Buttery, oily, caramel-like 향 특성을 갖는 2,3-Pentadione 성분이 높은 감도로 검출돼 쓴맛과 구수한 향 특성을 보였다. 문상윤 한국커피문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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