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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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축구 등 지역 엘리트 스포츠 인재의 타 지역 유출이 매년 가속화되면서 지역 우수 인재를 흡수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고교 야구·축구부의 추가 창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전 지역 리틀 야구단과 축구단 등의 급증으로 꿈나무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붙잡을 학원 야구·축구부가 마땅치 않으면서 우수 선수 발굴 및 육성도 요원한 상황이다.

20일 대전시교육청과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 대전축구협회에 따르면 매년 지역 우수 야구·축구 인재의 지역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5년 간 지역 중학교 야구부의 타 지역 전출자는 한밭중 14명, 충남중 9명 등이다. 지역 야구 명문초인 신흥초와 유천초까지 포함하면 전출자는 30명에 이른다. 반면 전입자는 19명에 불과하다.

지역 중학교 축구부도 같은 기간 동신중 16명, 중리중 35명, 유성중 12명 등이다. 문화초 1명까지 포함하면 최근 5년간 지역 초·중학교 축구부 지역 이탈자는 63명, 전입자는 31명으로 전출자가 2배 이상 많았다.

리틀야구단과 축구단까지 포함하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수도권 등으로 전출하는 사례는 더 많다는 게 지역 체육계의 분석이다.

지역 우수 스포츠 인재들의 타 지역 전출 현상은 진학할 수 있는 고교 스포츠부의 선택지가 좁은데다 프로구단 지명의 기회를 얻기 위해 일찌감치 경쟁력을 갖춘 고교를 선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지역 중학 야구부는 충남중과 한밭중 2개이며, 고교 야구부도 대전고 야구부와 2017년 창단된 대전제일고 2개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우수 자원은 인근 충남 공주고와 천안 북일고, 청주 세광고로 진학하거나 수도권으로 전출하는 상황이다.

광주시의 경우 중학교가 4개, 고교는 광주제일고 등 3개로 경쟁구도가 잡히면서 지역 인재를 흡수하는 체계적인 육성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 학원 축구부의 경우 지역 명문 유성중과 충남기계공고가 대전시티즌 산하 유소년 축구팀으로 스카우트 위주로 부원을 선발하면서 지역 축구 인재들의 명문 학원 진학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지역 야구계는 야구 인재의 성장 및 야구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고교 야구부의 추가 창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대전고 야구부가 지난 30년 넘게 독주하다보니 전국체전 선발전도 따로 치르지 않았다. 경쟁이 없기 때문에 경기력 등에서 하향된 게 사실"이라며 "고교 야구부가 추가로 창단된다면 선의의 경쟁으로 선수 발굴은 물론 육성 시스템 향상, 우수인재 외부 유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 축구계도 "대전 리틀축구단이 4개인데 경쟁구도가 잡히면서 가능성이 보이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며 "우수 선수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데 지역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해 유출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야구부나 축구부를 창단하면 분명 선의의 경쟁 구도 등 긍정적 영향을 가져갈 수 있지만 학교장의 의지와 동문 등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이와 관련 추가 창단의 여론이 있어 지속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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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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