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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발길 끊긴 지역 특화거리, 애물단지 신세

2019-06-19기사 편집 2019-06-19 18:39:40      이영환 기자 yughon@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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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경기 부흥 위해 지정했지만 명확한 기준조차 없어, 특색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

첨부사진1대전 자치구별 특화거리 및 상점가 현황

대전지역 특화거리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특화거리 지정에 대한 법적 근거나 명확한 기준이 없는 탓에 우후죽순 지정됐고, 이후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올해는 대전 방문의 해로 외지 방문객의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특화거리 기준을 재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대전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특화거리는 서구 2곳, 유성구 1곳, 중구 5곳, 동구 6곳, 대덕구 3곳 등 총 17곳이다. 특화거리는 1990년 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대전지역 자치구가 잇따라 지정하기 시작했다. 특화거리 지정 시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최초 지정 당시부터 법적 근거나 별도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현재 일부 특화거리는 특색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특화거리를 지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상인회 또는 주민들의 추천을 받아 자치구가 지정 여부를 정하거나,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상권을 개발하고자 선정한다. 이외 지정 기준은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유사업종이나 점포가 몰려 있다면 구청장 재량 하에 얼마든지 지정이 가능하다. 특화거리 지정은 상인회 의지, 구청장 재량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화거리는 자치구가 지정했지만, 이를 통합·관리하는 부서도 없다. 그저 명칭과 위치만 파악하고 있을 뿐 점포·종사자 수 등 구체적인 현황은 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며, 사후 지원 유무 또한 자치구별로 상이했다. 대전 중구는 1999-2002년까지 총 5곳의 특화거리에 대해 조형물, 가로등 설치 등의 명목으로 3억 원을 투입했으나 이후에는 지원이 끊겼다. 대전 대덕구는 매년 전통시장, 특화거리, 상점가에 대해 2000만 원의 지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특화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에 그치며 예산상황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현재로선 특화거리의 재도약을 위한 방법은 상점가 전환뿐이다. 2005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지정요건을 충족한 특화거리는 상점가 전환이 가능해졌고, 정부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이 된다면 현대화, 공동마케팅 등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건이 까다롭다. 이마저도 2000㎡ 부지 내 업체 30곳이 일렬로 위치해야 하고, PC방, 미용실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용역점포의 비중이 50%를 넘지 않아야 상점가로 등록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상권이 쇠락한 특화거리는 조건을 충족시켜 상점가로의 전환이 사실상 불가하다.

대전 중구 관계자는 "2000년 초반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특화거리를 지정하고 지원도 이뤄졌다"며 "10년 간 부흥기를 맞았으나 이후 둔산동 등 신시가지가 생기면서 서서히 쇠퇴해갔고 소비행태도 온라인으로 이동하다 보니 지금에 왔는데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자치구의 무분별한 특화거리 지정이 반쪽에 불과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화거리 지정과 동시에 육성과 발전방법도 함께 제시하거나, 기준점을 명확히 마련했어야 했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은 "단순히 특화거리로 지정하기보다 행정지원을 통한 육성과 발전 방법이 동시에 나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지역 특화거리에 대해 대전시가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몰락한 거리에 대해 아예 취소를 하거나 기준점을 제시해줘야 하고 나아가서는 발전방안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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