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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일상을 사유하는 법

2019-06-19기사 편집 2019-06-19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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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시간의 만에서]장석주 지음/ 민음사/ 380쪽/ 1만 6500원

첨부사진1호젓한 시간의 만에서

우리는 불안과 불확실함이 가득한 오늘날을 살아간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대'라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간의 빠른 급류에 떠밀리고 있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40여 년 동안 시를 써온 시인이자, 인문학 저술가로 널리 알려진 저자 역시 젊은 시절의 긴 시간을 시대의 흐름에 그저 휩쓸려 살았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격동의 시대를 보내며 혼란을 겪었고 필화 사간으로 수감되기까지 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나는 무엇인가? 혹은 나는 무엇이 아닌가'의 질문을 던진다. 삶이 뿌리까지 흔들렸던 시절, 그를 지탱한 것은 인문학적 책 읽기였다.

호젓한 시간의 만(灣)으로 떠밀려 와 서성거릴 때 슬며시 붙잡은 것이 '사람 공부'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 공부의 핵심은 '책'이다.

그는 인문학을 "새의 노래나 늑대의 울부짖음이 아니라 먹고 말하고 일하고 자는 사람의 심신을 쪼개고 분석하며 그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정체, 본질, 형이상학의 가느다란 실마리를 붙잡고 그것을 쫓아가는 것이 인문학의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저자는 인문학을 능동적으로 해 나가는 역동적인 행위로 정의하는데 이 행위의 중심에 바로 독서가 있다.

책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책에서 저자가 지속하는 태도, 동시에 독자에게 권유하는 태도는 바로 '호젓함'이다. 혹독한 표류를 경험한 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저자는 '호젓한 시간의 만'에 다다른다. 시간의 만에 이르러 잠시 땅에 발을 딛고 고요하고 외로이 스스로의 일상을 사유하는 삶이 바로 저자가 보여주는 인문학적 삶이다. 실존적인 고민으로부터 출발했기에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과 피부에 밀접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우리와 같은 시대, 시간을 공유한다.

저자가 통찰하는 현대인은 우리 주변의 모습, 우리 스스로의 모습과 만난다. 매일같이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러한 우리 스스로의 양태는 쉽게 자각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저자는 그러한 것들을 꼬집으면서 이렇듯 잠시 멈추어 일상을 바라보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는 것이 저자가 권유하는 인간적인 삶의 방식이다. 그가 인문학에 몰두했던 사유의 기록을 오롯이 담아낸 이 책 속 곳곳엔 그의 진솔한 감정과 따뜻한 성정이 깊이 묻어난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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