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열 살 난 아들과 여섯 살 난 딸이 있다. 방송국에 다니는 엄마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가 그러해서인지 당연히 아이들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에 늘 안절부절 못해한다.

지난 주말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말에만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약속 때문에 한주를 꼬박 기다린 아이들은 눈을 뜨자마자 부리나케 내게 달려왔다. 사실 나 역시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면 손발이 편해진다는 생각에 못 이기는 척 주고 말았다. 그렇게 20여 분이 흘렀을까. "엄마 이상한 게 나와!"라며 딸이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은 내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의 일명 19금 영상이었다. 아이가 검색했을리 만무한 그 영상은 연결된 카테고리를 통해 자동으로 재생이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1인 미디어는 진입장벽이 낮고, 특별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장비 없이도 쉽게 촬영을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TV와 라디오 같은 대중매체와 달리 1인 미디어는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누구나 콘텐츠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과 영향력이 매우 크다. 때문에 남녀노소 아무런 제한이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나 역시도 1인 방송을 시청하며 유익한 정보 획득하고 재미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유익함 속에는 다른 이면이 있다. 일반 지상파 방송국과는 달리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그대로 노출된다. 실제로 몇몇의 1인 크리에이터들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위험한 콘텐츠를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리고 이렇게 생성된 내용들은 아무런 규제나 제약 없이 곳곳에서 재생되고 있다. 아마 나와 같은 놀람과 고민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저러한 문제들로 인해 유튜브 규제에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나 여전히 불필요한 영상들을 걸러내는 것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분명한 것은 1인 미디어가 새로운 문화 산업으로 관심을 끌고 정착한 만큼 올바른 미디어 문화로 만들어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희선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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