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된 대전체육단체협의체가 봉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6개 회원종목단체로 구성된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는 그동안 지역 체육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의장 선거 과정에서 기존 협의회에 불신임을 내보이며 이탈한 체육인들이 지난 2월 대전체육단체협의회를 만들면서 둘로 갈라졌다.

현재 김명진 대전축구협회장이 2대 의장을 맡고 있는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는 40여 개 회원종목 단체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양길모 대전복싱협회장이 초대 의장을 맡은 대전체육단체협의회는 단체장과 전무이사 등 30여 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두 단체는 대전시체육회의 중재와 더불어 상호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갈등 봉합에 나서고 있으나 3개월 넘게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단체 간 갈등 봉합이 늦어지면서 체육단체협의체가 양대 체제로 굳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체육계는 올해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와 `2030 아시안게임 유치` 공조 등 지역의 당면한 체육 현안 과제가 포진된 만큼 조속한 통합을 주문하고 있다.

대전시체육회는 올해 전국체전에서 대전시 종합 순위를 지난 해 13위에서 9위로 4계단 오른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 3월부터 박일순 시체육회 사무처장은 단체협의체와 함께 전국체전 출전 선수 및 팀을 순회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가 각각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선수 지원과 전략 공유 등에서 선수들과 임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전국체전 등 굵직한 행사를 준비할 때 중요한 건 분위기인데 선수들의 화합을 도모해야 할 체육단체가 봉합되지 못하면서 예산 문제 등 팀 간 눈치 싸움도 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다 내년 1월 민간인을 선출하는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체육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두 단체 간 기득권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대전체육단체장협의회 의장은 "체육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최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꾸준히 두 단체가 소통하며 늦지 않게 봉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전체육단체협의회 의장은 "봉합할 의지는 충분히 있다"며 "다만 2대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제에 대해 오해를 풀어야 하는 과정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지역 체육계가 하나의 단체로 가는 게 옳은 방향"이라며 "두 단체가 통합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체육계가 봉합될 수 있도록 시체육회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