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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기생충' 보고 "봉준호, 지독할 정도로 집요한 분"

2019-06-18기사 편집 2019-06-18 09: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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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영화인·신인감독과 영화 관람…"자연재해마저도 약자를 공격"

첨부사진1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저녁 서울 시내 모극장에서 영화 '기생충' 시작 전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영화감독과 배우를 꿈꾸는 예비영화인들과 함께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저녁 서울 용산 CGV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과 교수, 한예종 출신의 신인 감독 연제광·박준호 씨, 신인배우 한지원 씨 등 15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이어 상영관 옆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맥주를 함께하며 영화 관람 후기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총리는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러닝타임이 2시간 10분으로 굉장히 긴 영화인데 한눈팔지 않고 봤다"며 "주제이든, 반전이든, 디테일이든 무엇이든 간에 완전히 관객을 휘어잡는 큰 틀의 구도와 작은 디테일을 다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점에선 봉준호 감독이 지독할 정도로 집요한 분이란 생각을 했다"며 "봉 감독의 다른 작품을 보지 않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봉 감독이 장르다'라는 말이 성립 가능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영화 '기생충'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함께 거론하며 "채식주의자에서 본 집요함과 끔찍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관객을 완전히 내 손 안에 쥐고 한 번도 놓아주지 않으려는 것은 감독의 역량 같다"며 "기본적으로는 빈부의 문제지만 한 집안에서의 공포라는 설정은 영화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 총리는 영화 전개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빈부 격차와 관련해선 "봉 감독이 빈부의 문제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그런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며 "그분의 제일 큰 욕심은 영화 자체였지, 빈부 문제에 대한 고발이 주된 목표는 아니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한 극 중 홍수로 주인공인 기택네 반지하 집이 물에 잠기는 장면과 관련해선 "국무회의에서도 몇 차례 이야기했는데 자연재해마저도 약자를 공격한다"며 "태풍이 와도, 폭풍이 쏟아져도, 지진이 나도 약자를 먼저 공격한다"고 말했다.

참석자인 최용배 한예종 교수(영상원 부원장)는 영화 산업의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대기업의 독과점이 심화돼서 결국 그들이 좌지우지하는 영화만 만들어서 새로운 봉준호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이 영화마저도 그런 트랙 위에 올라가 있다. 공정하지 않은 문제다. 그 문제는 정말 문화체육관광부가 고민해보라"고 동석한 김성일 문체부 예술정책관에게 지시했다.

최 교수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 정부가 영화계를 거의 방치했기 때문에 망가져버린 산업의 근간을 새 정부가 혁신적으로 바꿀 거라 기대했는데 바뀐 게 없다"고 비판하자, 이 총리는 "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현장의 창작인들보다 앞서 나갈 수는 없다"며 "현장에서 먼저 정책이 이래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시면 문체부 장관 등 정부가 많이 만나겠다"고 답했다.[연합뉴스]
첨부사진2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저녁 서울 시내 모 극장에서 한예종 영화과 재학생과 교수, 신임감독들과 함께 영화 '기생충'을 관람한 후 호프미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