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도축장과 시장 쓰레기 처리장에서 나온 축산분뇨 및 음식물쓰레기로 시민들 여름마다 고통

17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 도축장에서 한 운반차량이 돼지들을 계류장에 하차시키고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17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 도축장에서 한 운반차량이 돼지들을 계류장에 하차시키고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17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 도매시장 인근. 양파 경매동을 지나 북문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자 비릿한 향이 풍겨져 왔다. 소와 돼지 부산물 처리가 한창인 축산물 가공 및 판매점을 지나 도축장 입구로 접어들자 가축 분뇨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도축장과 인접한 오정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은 한여름이나 비가 내리기 전인 7-8월 중 유독 배변 냄새가 심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중도매인은 "날씨가 맑을 때와는 달리 여름 장마철 즈음이면 가축 분뇨 냄새가 바람에 날려 심하게 난다"며 "손님들도 종종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도축장과 비교적 떨어진 복합 상가동을 찾는 시민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뒤편으로 오는 배송 업체 직원이나 중도매인들은 자주 느낀다"고 설명했다.

도축장을 빠져나와 우측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오정 시장 쓰레기장이 보였다. 이윽고 양파를 포함해 각종 채소들이 한데 뭉쳐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도축장 뿐만 아니라 오정 시장 쓰레기 처리장도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인근 판자촌에서 40년간 살아온 신모(65)씨는 "이곳에서 오래 살아와 그런지 이제는 악취에 무덤덤해졌을 정도"라며 "외출할 일이 있어 하루 정도 나갔다 오면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등이 뒤섞인 냄새가 확 풍겨 코부터 감싼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오정시장 중도매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매년 여름이면 강하게 내뿜는 악취로 몸살을 앓아왔다. 시장 관리사업소와 도축장 측은 꾸준히 개선이 이뤄져 왔지만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정시장 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시장 양 법인이 지난 4월부터 나서 쓰레기 외부 반출 빈도를 늘리거나 야간에는 아예 동 자체를 폐쇄하는 식의 개선으로 자체 요인을 저감해왔지만 완전히 악취를 없애는 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축장 관계자는 "분뇨폐기물을 매일 수거해가기 때문에 악취가 날 리가 없다. 다만 돼지를 기준으로 하루 10-15대 정도 운반차량이 오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냄새가 풍길 수도 있는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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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농수산물 도매시장 내 쓰레기 처리장의 모습. 사진=이영환 기자
17일 대전 대덕구 오정동농수산물 도매시장 내 쓰레기 처리장의 모습. 사진=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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