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명됐다. 윤 후보자는 지난 정권에서 좌천됐다가 문 대통령 취임직후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지난 2년간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해왔다. 윤 후보자는 현 검찰총장보다 5기수 아래로 기수를 중시하는 관행과 거리가 있다. 윤 후보자가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이 되는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총장 후보로 거론은 되어왔지만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 인선이 아닐 수 없다.

인사 때마다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모두가 환영하는 인사를 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번 윤 후보자 지명을 놓고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는 윤 후보자가 "적폐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검찰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등에서 "기수파괴 발탁인사를 통해 검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법조계에서도 `검찰 개혁이 완수 될 것`이라는 기대와 `검찰 사망의 날`이라는 극단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검찰 내부에서도 후배가 총장이 되면 동기와 선배 기수가 물러나는 관행에 따른 인사 태풍으로 적잖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윤 후보자는 국무회의 임명제청안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업무능력이나 도덕성 등은 청문회에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의 검찰`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중요하다. 윤 후보자가 어떻게 이를 지키고 검찰 개혁을 이끌어 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자의 강직과 올곧음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를 가슴에 새기고 불식시켜야 하는 일이 앞으로 윤 후보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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