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 합격률 높이기

논술전형은 학생부중심전형과 달리 내신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 때문에 다소 낮은 내신성적으로도 주요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전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낮은 학업역량으로도 논술전형을 통해 합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논술고사 역시 학생들의 학업역량을 확인하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다. 높은 경쟁률의 논술 전형으로 합격하기 위해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지 확인해봤다.

◇수능 전·후, 중복 등 논술일정=경쟁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논술일정·수능최저학력기준·지난해 입시 결과·모집인원 증감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논술고사 일정과 수능최저학력기준이 경쟁률 상승, 하락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일정은 크게 수능 전·후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수능 전에 치러지는 논술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수능 준비할 시간을 일정부분 줄여 논술고사에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능전에 논술을 치르는 경우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2019학년도에 수능 전 논술을 시행한 홍익대의 경우 논술전형의 평균경쟁률이 22.57대 1에 머물렀지만 수능 후 논술을 치른 건국대는 43.47대 1, 동국대는 33.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정에서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논술고사일이 타 대학과 얼마나 중복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해 인문계열의 경우 성균관대와 연세대가 함께 11월 17일에, 서강대는 11월 18일에 논술고사를 치렀다. 이 때 서강대 인문계열의 경쟁률은 77.93대 1로 매우 높았던 반면 성균관대 인문계열 지원은 연세대로 분산, 경쟁률이 48.62대 1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변화·지난해 입시결과자료 참고=단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미응시 인원·충원율 등을 고려하면 실질경쟁률은 최초경쟁률과 차이가 난다. 경희대는 자난해 결과를 발표하며 모집단위별 합격자의 논술 성적, 충원률 등 정보 뿐만 아니라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인원, 충족률도 함께 발표했다. 특정 학과를 살펴보면 행정학과(50.4%)·경영학과(49.7%)·자율전공학과(49.5%)·사회학과(48.7%)·지리학과-인문(47.8%)에서 평균 49.2%의 수능최저충족률을 보였다. 논술전형에서 선호도가 다소 낮은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해당학과에 대한 관심 때문에 지원하는 경우도 많지만 학업역량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수능최저 충족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또 수능최저학력기준의 높낮음도 경쟁률에 영향을 끼친다. 이화여대는 2019학년도 논술전형 경쟁률이 22.75대 1로 2018학년도 35.43대 1에 비해 낮아졌다. 모집인원이 125명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인원은 4066명 줄었다. 이유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2018학년도 이화여대 논술전형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인문계열 3개영역 등급의 합이 6, 자연계열 2개영역 등급 합 4였던 데 반해 2019학년도 인문계열은 3개영역 등급 합 5, 자연계열은 3개영역 등급 합 6으로 기준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능최저학력기준의 변화 또는 높낮음 역시 경쟁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

◇최근 논술유형 확인=희망 대학의 논술 시험 정보 역시 찾아봐야 한다. 계열별로는 대학별 유형이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지문의 길이와 유형·문항 수·답안 글자 수 등의 차이가 있고, 자연계열의 경우에도 수리논술만 보는 대학과 과학논술을 함께 치르는 대학의 차이가 있다. 대학은 `전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라는 문서를 통해 기출문제 뿐만 아니라 출제 의도·근거·참고 문헌·문항 해설·채점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 각 대학의 기출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다. 출제 유형은 과거와 크게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일부 대학에서 유형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연세대는 인문계열 논술에 영어 지문을 도입했으며 모의논술 문항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과거에 비해 지문의 길이·답안의 분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양대 의예과 논술은 수리논술만 출제하던 것에서 인문논술 문항을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됐으며 동국대와 숭실대는 자연계열 논술에서 과학문제를 폐지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합격자 성적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따라서 논술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논술고사 일정, 수능최저학력기준 등 요소를 함께 고려해 지원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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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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