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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말하라] 가깝고도 먼 나라

2019-06-13기사 편집 2019-06-13 08: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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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이 없어진 한국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제대로 평가받는다.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임권택 감독이 인터뷰한 내용이다. 영화뿐이겠는가. 베이비부머가 활동하던 기간에 권력과 국제 정세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정보를 막았다. 우리 역사와 삶에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떼놓을 수 없음은 자명한 진리다. 이웃 나라와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우리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고대에 삼국을 통해 일본에 대륙의 선진 문물을 전해준 역사를 자부한다. 근대화 이전에도 조선이 일본보다 수준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쇄국 탓에 개국한 일제에 강점당했다고 쉽게 생각한다. 우리의 인식이 바른 것일까? 일본인은 자신들의 근대화를 어떻게 평가할까? 19세기 후반 영국, 프랑스, 오스만 제국은 러시아와 크림전쟁을, 프랑스는 프로이센과 보불전쟁을, 미국은 남북 전쟁을 치렀다. 서양이 일본을 침략할 만한 처지가 못 되었다. 게다가 서구에 대한 일본 반응이 무척 빨랐다. 우리의 적대감은 일본이 서세동점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역사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배우지도 않는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고, 무의식적으로 깔보는 일본의 발전사를 독서로 채워보자.

<번역과 일본의 근대>를 읽어보자고 권한다. 막부 말기 슈퍼 베스트셀러가 무엇이었고, 서구의 무엇을 번역했고,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지식인에게 영향을 끼친 번역서는 무엇이었고, 메이지 정부가 번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음도 드러난다. 번역이 일본 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일본인의 시각에서 정리한 책이다. 누구나 번역기를 쓸 수 있으니 책을 저평가 할 수도 있다. 읽어보면 대한민국에 번역청을 설립하자는 주장에 공감할 수 있다.

신상목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는 근대화 이전의 일본과 조선을 견준다. 일본의 근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룬 성과가 아니란다. 에도시대부터 축적된 힘이 있어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에도시대에 이룬 성과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는가? 다이묘들은 지방 재정으로 도쿄의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했다. 막부는 손 안 대고 코를 푼 격이다. 이것이 천하 보청이다. 참근 교대제 탓에 다이묘들이 격년 주기로 도쿄에 거주해야 했다. 수백 명의 식솔을 거느린 다이묘가 지방에서 도쿄까지 이동하고 체재를 위한 경비 지출이 일본 경제 발전과 근대화를 예습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외에도 13개 주제에 따라 내적인 발전 요인을 알려 준다. 배워야 할 일본사를 풀어간다.

우리 역사에 영향을 많이 준 건 누가 뭐래도 중국이다. 냉전 탓에 공산화된 중국에 대해 알 수 있는 길이 막혔었다. 관심이 커가나 정보는 산발적이다.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에서 격동기 중국 근현대사에 존재한 수많은 인물의 실제 이야기를 듣는다. 청일전쟁, 신해혁명, 국공합작, 북벌, 국공내전, 항일전쟁,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문화대혁명 등 중국 근현대사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역사를 만들어가는 자들의 진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혁명의 이름으로 인생을 걸고, 사랑의 이름으로 자유를 추구했던 풍운아를 만날 수 있다.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의 주인공 동북의용군, 북한과 중국의 미묘한 관계, 대국 굴기를 위해 인재를 키우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등 듣도 보도 못한 중국인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G2가 된 21세기 중화인민공화국과 공산당을 이해하려면 김용옥의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를 빼놓을 수 없다. 중국 농촌을 구경하고 그것으로 중국을 평가해 크게 코를 다치고 싶지 않다.

(독서로 말하라) 著者, 북칼럼니스트 노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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