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이 충주를 비롯한 충북북부지역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속수무책이다. 현재 충주는 21곳이 발생했으며 20곳이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확산 속도가 기합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 관계당국은 특별한 대처방안이 없다 보니 재해대책본부를 꾸려 상황을 보고 받고 집계하는 일이 고작이다.

과수화상병은 잎·줄기는 물론 꽃과 열매 등 과수나무 전체가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가 고사하는 전염병으로 현재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발생 즉시 반경 100m이내 나무들은 모두 매몰처분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이자 예방법이다. 아울러 확산속도 또한 매우 빠른 편으로 이동통제 등 차단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통째로 매몰처분하고 5년 간 과수나무를 심지 못할 정도로 과수기반이 속절없이 무너진다. 당장의 피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인 것이다.

다행히 과수화상병은 영상 30도가 넘으면 급격히 위축되고 35도가 넘어서면 소멸된다고 한다. 이른 더위가 과수농가에는 약이 될 수도 있다.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하늘 만 쳐다 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매년 되풀이되는 과수화상병이 농사의 복병으로 똬리를 틀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년을 제 자식처럼 어루만지고 밤낮으로 돌 본 과수나무가 하루 아침에 땅에 묻어야만 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충주사과는 지역 농업기반의 핵심이다. 사과가 무너지면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또 과수화상병이 자주 발생한다면 그간 어렵게 쌓아온 충주사과의 명성에도 금이 갈 것이고 그 직격탄은 농민들이 맞을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과수화상병은 특별한 치료나 예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농가와 지자체, 정부 모두 과수화상병을 이겨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실의에 빠진 피해 농가들을 위해 보다 실질적인 보상과 향후 대책도 필요하다. 시민들도 지역의 과일을 어느 때보다 많이 찾아줘야 한다. 정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