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지역 한 고교에 근무중인 30대 교사가 저지른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귀를 의심케하는 악질적인 성범죄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이 교사는 지난 10일 오후 경찰에 의해 학교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방과 후 혹은 학교 밖에서 영장을 집행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직접 학내로 들어가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돼 있다. 사안의 긴급성과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교사는 지난 2월 초 피해 여중행을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난 모양이다. 이후 친분을 쌓은 듯 하고 그 과정에서 신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 강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피해 여중생을 만나 성폭행하기에 이른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직 교사가 강력 성범죄의 가해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다. 이런 사람이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피해 여중생 부모측이 직접 고소에 나서지 않았으면 이 교사의 악행은 더 지속됐을 수도 있었다. 여중생을 상대로 성폭력범죄를 구성한 부분도 드문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번 사건은 성인 교사가 형사 미성년자를 `약취`한 것과 다름 없다고 볼 수 있다. 신분, 지위 등으로써 피해자를 실력적 지배 하에 뒀을 개연성이 크다 할 것이고,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그런 상황을 빠져나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임은 물론이다. 그동안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불안 등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번 일로 이 교사는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관할 교육청이 즉각 직위해제 조치를 했지만, 앞으로 법원 판결에 따라 중징계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허물로 인해 파국을 앞두고 있는 것이니 만큼 도리 없는 일이다. 관할 교육당국도 크게 각성하는 한편, 교단 일각의 일그러진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 관련 범죄는 교사 직군에게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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