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 출신으로 올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류현진.

세계에서 야구를 최고로 잘하는 선수들만을 모아 놓은 메이저리그에서 그것도 부상을 당한 뒤 재기한 선수치고는 믿기 힘든 삼진과 볼넷 비율, 1점대 방어율, 여기에 연승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현지는 물론 세계가 그의 투구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습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 투수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그다.

이렇듯 그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소식에도 눈에 간다.

메이저리그를 보고 있자면 때론 특이한 장면이 목격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불문율이다.

며칠 전 우리로 치면 퓨처스리그(2군 경기) 격인 마이너리그에서 벌어진 일이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에 따르면 최근 마이너리그 더블A `하드포드 야드 고츠`와 `트렌톤 선더`의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양팀이 언성을 높인 이유는 9회 초 원아웃에서 나온 `맷 립카`의 번트 안타 때문이다.

9회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립카는 번트로 타구를 1루쪽으로 굴렸고, 투수 보우덴이 달려들어 1루에 송구했지만 그의 발이 더 빨랐다.

결국 이 번트안타로 `하드포드 야드 고츠`의 합작 노히터는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무산됐다.

벤치클리어링은 경기가 끝난 후 일어났다고 한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이유는 맷 립카가 `상대 투수가 노히트노런이나 퍼펙트 게임을 진행 중일 때 번트로 이를 깨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을 어겨서다.

심지어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한 당사자인 맷 립카는 소셜미디어(SNS)로 살해 협박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매 경기 이기고 지는 스포츠 경기 중 기록을 세우려는 선수들과 이를 막으려는 선수들 간에도 암묵적 합의인 일종의 룰(rule)에서 벗어날 경우 그에 따른 응징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는 끝나면 그만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어찌 보면 이 룰의 법칙이 작용하는 게 아닐까.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식의 조합을 벗어난 갈등은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스포츠처럼 결국 갈등 해소를 위한 암묵적 합의를 이뤄내는 상식의 조합이 필요한 요즘이다.

이 또한, 지나가면 별것도 아닌 갈등일 뿐이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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