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임 유성선병원 간호국장
김영임 유성선병원 간호국장
예전에 간호 외 부서 소속인 한 직원이 병동의 3교대 근무제 때문에 본인은 처음에 수간호사도 한 병동에 3명씩 있는 줄 알았다고 했었다. 3

명이 돌아가면서 각각 데이, 이브닝, 나이트 근무조를 관리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수간호사는 한 병동에 한 명씩이며 주로 데이 때 병동에서 자리를 지킨다.

그렇다면 수간호사가 오프, 휴가, 경조사 등으로 자리에 없을 때는 누가 대신 병동을 이끌까.

이때 수간호사를 대신하는 존재들이 바로 책임간호사다. 보통 직장에 중간관리자가 있듯이 병동에는 책임간호사가 있다.

우리 병원은 수간호사 바로 밑의 책임간호사는 부팀장 이라고 부른다. 책임간호사들은 부팀장을 필두로 수간호사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병동 업무의 전체적 흐름을 조율하고 입·퇴원 환자와 수술 환자를 관리한다.

프리셉터(신규간호사 입사 초기에 1대1로 지도하는 선배 간호사)뒤에서 신규간호사 교육을 챙기는 일도 담당한다.

책임간호사는 갈등을 조율하고 해결할 때 더욱 빛난다. 병동은 크고 작은 갈등이 늘 생기는 곳이다.

간호사와 환자가 실랑이를 벌이는 상황도 종종 있고, 옆 병상 환자들끼리 다투는 경우도 있다.

갈등 봉합에 앞장서는 이들 역시 책임간호사다. 앞 문단의 책임간호사는 자신이 승진 대상자로 확정됐을 때 `기쁨과 부담이 함께 몰려온다`며 책임간호사로서의 첫날은 `마치 처음 반장이나 조장을 했을 때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수선생님을 도와드리며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도 한다.

외줄타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리라. 문득 이런 의문들이 든다.

책임간호사를 책임간호사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책임질 것 들이 많아 책임간호사라고 하는 건가.

레지던트(resident, 전공의)를 레지던트라고 하는 이유가 병원에서 살다시피 지내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것처럼 흔히 간호사들을 병원의 허리로 비유한다.

병원에서 가장 큰 부서가 간호부서이며, 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밀착해 돌보는 이들이 간호사기 때문이다.

병원의 허리가 간호사들이라면, 간호부서의 허리는 책임간호사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병원에서든 책임간호사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늘 양쪽 어깨와 머리에 이고 살아간다. 이럴 때 동기 책임간호사는 큰 힘이다.

그 책임간호사는 직급이 다른 동료 간호사들에게 쉽게 말하기 어려운 고충이 생길 때가 있는데, 동기 책임간호사와 대화하며 많이 위로 받는다.

필자가 있는 유성선병원뿐 아니라 모든 병원의 책임간호사들에게 응원과 감사를 보낸다. 또한 앞으로도 책임간호사들이 서로에게 더없는 존재이기를 바란다.

김영임 유성선병원 간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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