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목뼈)는 위로는 볼링공 하나(평균 4~5kg) 무게인 머리를 지탱하고 있고, 아래로는 흉추와 연결되어 3만 가닥의 신경이 통과하는 척추뼈로 C자형 곡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이 곡선이 직선으로 변형된다면 머리 무게를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해 목뼈는 물론 주변의 근육까지 무리가 갈 수 있다.

이렇게 목뼈가 일자로 변형되거나 역C자형 곡선을 이루는 것을 일자목 증후군, 또는 거북목 증후군이라 한다. 일자목의 경우 충격 완화 능력이 떨어지고 목 특정부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손 저림, 두통, 불면증, 만성 감기, 퇴행성 질환, 목디스크, 전신마비, 호흡 곤란까지 발전할 수 있다.

혹시 어깨에 곰 한 마리가 올라탄 듯 무겁고 목 뒷부분이 항상 뻐근해 습관적으로 주무르는지 생각해 보자. 이는 목뼈가 보내는 이상신호이니 지금이라도 목 건강을 위협하는 자세를 고치고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사실 우리 일상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하는 일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하루 종일 모니터에 눈을 고정시킨 채 키보드를 두드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 본다.

머리를 한 쪽으로 오래 기울이면 특정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오래 긴장한 근육은 서서히 딱딱하게 뭉치는데 이 현상이 자주 반복되면 목뼈의 자연스러운 정렬이 무너진다. 틀어진 목뼈로 인해 다른 관절의 균형도 무너질 수 있고 다양한 통증이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등받이가 없는 상태에서 바닥에 앉으면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 자세가 반복되면 목 뒤와 어깨 근육이 긴장되어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등을 벽에 기대거나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도록 해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목, 등, 허리는 모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의 자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허리가 구부정하면 목도 반듯해질 수 없음을 기억하자.

`바른 자세`를 익혔다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 공간의 환경을 바꿀 차례다. 키보드와 마우스의 방향이 적절하지 않으면 목 근육에 부담이 가기 때문에 키보드와 마우스는 항상 팔꿈치와 수평을 이루는 것이 좋으며,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보는 것은 정상적인 목의 C 커브를 무리해서 일자로 펴는 것과 같으므로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모니터 옆에 독서대를 구비하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일지라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1시간마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목과 어깨를 좌우 상하로 돌리며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왼쪽 손바닥을 의자와 엉덩이 사이에 넣어 고정시킨 후 오른손을 머리 위로 넘겨 왼쪽 귀에댄 다음 오른쪽 귀가 오른쪽 어깨에 닿도록 15초간 지그시 숙인다. 왼쪽으로도 동작을 반복한다. 이 동작은 목을 앞으로 숙이거나 옆으로 굽히는 기능을 하는 사각근을 이완시킨다.

다음 동작은 머리 뒤에서 양손을 깍지 끼고 아래로 지그시 10초간 누른다. 마지막으로 가슴 앞에서 양 엄지로 턱을 받치고 천천히 위로 밀어 올린다. 이 동작은 딱딱하게 굳은 경추기립근을 이완시켜 디스크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을 분산시켜주고, 뒷목의 긴장감을 완화시킨다.

잠을 잘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수면 자세는 누웠을 때 목뼈가 C 커브를 이루는 것. 전문가들은 베개만 바꿔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다고 말한다. 베개를 높게 베면 정상적인 목뼈의 C 커브가 반대로 꺾이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간다.

베개의 높이가 8~10cm일 때 척추의 자연스러운 정렬과 목뼈의 이상적인 커브를 유지할 수 있으며 너무 딱딱한 것이나 지나치게 푹신한 것, 목만 받치는 목베개 등은 목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되도록 피하길 권한다.

필한방병원 윤제필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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