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보다 최대 20배 빠른 5G 이동통신이 지난 4월 3일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5세대 통신 시대 개막을 알린 것이다. 5G 통신은 세상 모든 사물을 연결해 디지털 기술과 실제 생활이 만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5G 통신은 기존 통신 방식보다 응답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많은 기기들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저지연 통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또 기기 간 더 빨리 더 많은 대상과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초연결`이 가능해 짐에 따라 인간이 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국내 통신사가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9`에서 5G를 통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스마트팩토리를 실시간으로 연결, 원격작업을 시연한 바 있다. 앞으로 5G 기반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는 차량에 탑재된 모든 센서들이 주변 자동차, 시설물과 연결돼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운행하게 된다. 또한 의대에 다니는 학생은 강의실에서 수술을 가상체험 할 수도 있고 뉴욕에 있는 드론기기를 파리에서 실시간으로 원격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G 이동통신의 초고속, 초저지연 등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분석·저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분산된 소형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Edge) 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다. 가트너 등 시장 조사기관들은 2019년을 이끌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엣지 컴퓨팅을 선정, 중앙 집중형 구조인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수집되는 엣지에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기기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어 클라우드에 비해 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이 장점은 중앙 서버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중앙 집중형 데이터 관리 구조로 인해 대규모 정보 유출, 실시간 데이터 처리 지연, 데이터 폭증에 따른 전송 오류 등 발생 가능성이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실시간 처리 중요도가 매우 높은 데이터는 기기와 가까운 엣지 또는 기기 자체에서 처리, 망 전체의 통합적 분석이 요구되는 부분은 클라우드로 보내는 엣지-투-클라우드(Edge-to-Cloud)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5G 시대의 시작으로 5G 인프라와 사물인터넷(IoT) 기기간 연결이 가속화되면서 엣지 컴퓨팅에 대한 보안 위협 우려도 증가할 전망이다. 엣지 컴퓨팅의 보안 위협 요소로는 엣지-IoT기기 간 보안 인증을 우회하고 클라우드-엣지 간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등 클라우드 환경의 보안 위협과 유사한 형태의 사이버 공격 등이 예상된다. 엣지 컴퓨팅은 보안에 있어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장점은 모든 데이터와 연산이 서버에만 집중되지 않게 함으로써 서버가 공격에 노출됐을 때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고급 보안기능을 탑재하기 어려운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수많은 엣지 기기들이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G 상용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엣지 컴퓨팅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이를 대상으로 하는 보안 위협 우려 또한 늘어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인 `엣지있다`는 개성 있음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유례없는` 또는 `혁신적인` 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개인 생활 뿐 만 아니라 산업의 전반을 바꿀 성공적인 5G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욱 `엣지있는` 보안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진승헌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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