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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우주탐사에 얽힌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

2019-06-10기사 편집 2019-06-10 08: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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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과 6.25전쟁일이 포함된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영어 June으로 표기된다. June의 어원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결혼과 가정의 여신 주노(Juno)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그리스신화의 헤라(Hera)에 해당하는 여신 주노는 남편인 주피터(Jupiter·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원래 남매이며 부부관계로 발전한 사이다. 주피터는 기상현상을 주관하고 우주의 질서와 정의를 유지하는 주신(主神)이었다. 그는 여신 뿐 아니라 인간 여성, 님프들과도 사랑을 나눠 바람기 많은 남편이기도 했다.

2011년 발사된 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는 2003년 임무를 종료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 이후 두 번째로 목성궤도에 진입했다. 주노는 목성의 궤도를 돌면서 목성의 대기와 내부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중이다. 목성 대기 주성분은 수소와 헬륨가스로 알려져 있다. 목성은 지구나 화성처럼 암석이 풍부한 고체형 행성이 아니라 기체형 행성으로 알려졌고 태양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주노 탐사선은 원래 2018년 초에 임무를 종료하고 목성의 구름을 뚫고 들어가 충돌할 예정이었으나 목성의 자기장 측정 등 추가 임무를 위해 2021년까지 임무 수행이 연장됐다.

목성의 영어 명칭은 바람기 많은 주피터, 남편을 감시할 목적으로 남편주위를 맴도는 탐사선의 이름을 주노로 명명한 미국사람들의 유머와 위트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모성의 여신 라토나(레토)는 주피터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쌍둥이를 임신하게 된다. 라토나는 이 뱃속의 쌍둥이들이 주피터 다음가는 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는다. 이소식을 전해들은 주노는 큰 뱀 피톤(Python)에게 햇빛이 닿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그녀의 해산을 막으라는 명령을 내려 출산이 임박해도 그녀를 받아주는 땅이 없었다고 한다. 어렵게 한 섬에 당도한 순간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파도를 솟구치게 해 햇빛을 막았고 출산금지령에 어긋나지 않게 쌍둥이 누이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를 출산하게 된다. 이후 계속되는 주노의 방해에도 다른 신의 도움을 받아 낳은 쌍둥이 아들이 태양의 신 아폴로(Apollo)다.

아르테미스는 사냥을 좋아했는데 엄마를 도와준 포세이돈의 아들인 오리온(Orion)과 같이 사냥을 즐기며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아폴로는 평소 처녀로 살겠다는 아르테미스의 맹세가 깨질 것을 우려해 계략을 꾸며 아르테미스가 쏜 화살로 하여금 오리온을 죽게 만들었으며 오리온의 시신은 하늘로 올라가 오리온자리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성공시킨 아폴로 계획은 우주인들을 태우고 간 유인 우주선의 명칭이기도 하며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냈던 새턴로켓은 아폴로의 할아버지인 크로노스의 영어이름이다.

올해로 달 착륙 50주년을 맞는 미국은 지난 5월 아폴로 계획이래 역사상 가장 원대한 우주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까지 다시 사람을 달에 보내며 2028년에는 사람이 장기간 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명칭대로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달 표면에 내리게 될 최초의 여성우주인을 태우고 갈 예정이며 우주선의 이름은 '오리온'이다.

서로 사랑했으나 끝내 하늘 다른 구석에서 떨어져 있어야 했던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은 21세기 들어 NASA가 주선한 가운데 재회를 하게 되고, 쌍둥이 동생 아폴로가 이루지 못한 인류의 달 거주라는 과업을 쌍둥이 누나인 아르테미스를 통해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미국사람들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세금으로 우주개발을 지원해주고 있는 국민과 소통하는 모범적인 사례라 하겠다.

앞으로 그려질 우리의 우주탐사 계획에도 온 국민이 공감하는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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