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시의 한 배 농장에서 농촌진흥청과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과수화상병 사전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안성시의 한 배 농장에서 농촌진흥청과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과수화상병 사전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에 이어 충북 충주와 제천지역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근 시군들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촌진흥청은 충북 충주의 사과 과수원 5곳, 제천의 사과 과수원 1곳, 경기 안성의 배 과수원 1곳에서 과수화상병 발생이 확진됐다고 7일 밝혔다. 과수 화상병 의심 증상을 보인 과수원 22곳에서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라 추가 확진 가능성도 높다.

사과 주산지인 충주 지역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산척면의 과수원 1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뒤 같은 달 27일 2곳이 추가 발생한데 이어 31일에도 1곳, 종민동 1곳 등 확진 판정 농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과나무 1183 그루와 배나무 373 그루 등 총 1.53㏊의 1556 그루를 매몰 처분했다. 의심 신고도 7건이나 접수됐다.

제천시 백운면 농가는 사과나무 1500그루를 매몰처리했다. 제천의 또 다른 5개 과수원도 간이검사서 양성 반응을 보여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고 의심 신고도 계속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음성 사과 과수원 2곳에서도 의심 증상이 발견되는 등 발생 범위가 확산하는 추세다.

충남 천안에선 앞서 지난달 중순 배 과수농가 5곳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진돼 감염 배나무 1300그루를 매몰했다. 천안은 2015년부터 사과와 배나무에서 5년 연속 화상병이 발병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0개 농가에서 발생, 5.9㏊에 자라던 나무들이 매몰처리됐다. 시는 다음주 농진청과 2차 공동조사에 나선다.

확진·의심 소식이 잇따르자 이웃 지자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증평군은 지난 8일 휴일도 반납한 채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후, 지역 사과, 배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긴급예찰에 나섰다.

충북도는 지난달 24일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 이후 긴급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공조 체계를 강화했다. 발생 농가에 최대한 빨리 중장비와 인력를 투입해 매몰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 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으로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다. 뾰족한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없어 이 병이 생기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어야 한다. 이 때문에 `과수 구제역`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 자리에는 3년간 사과나 배, 복숭아, 자두, 매실 등을 일절 심을 수 없다.

과수화상병은 지난해 천안 등 6개 시·군에서 발생해 135농가 80.2㏊의 사과·배 과수원을 폐원하는 등 피해를 끼쳤다. 농진청은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이 전년보다 높고 봄철 고온다습한 기후가 유지돼 올해 과수화상병이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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