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강의료로 논란을 불렀던 대전 대덕구 김제동 초청 강연이 전격 취소된 모양이다. 구는 당초 오는 15일 한남대에서 중·고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 형태의 `청소년 아카데미`를 열 예정이었다. 김제동은 이 콘서트에 출연해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90분 동안 청소년에게 꿈을 갖도록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었다. 90분 강연의 대가로 1550만 원을 받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뜨거웠다.

받는 사람 입장이야 많이 주면 좋은 일이겠지만 열악한 구 재정 상황에서 이만한 강의료를 주기로 한 것은 상식을 벗어나도 크게 벗어난다는 점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물론 구비가 아닌 국비로 강의료를 지급키로 했지만 이 모두 국민 세금이란 점에서 구의 이런 결정을 주민들이 이해하질 못한 것이다. 더더군다나 구의 재정 자립도가 16%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수 천만 원을 한순간에 쓴 다기에 오해를 사고도 남았다. 정치적 논란이 있는 인물을 강사로 섭외한 것도 그렇거니와 그가 청년 멘토로 적합한 인물이냐 하는 의구심도 제기된 바 있다.

초청 인물의 정치적 편향성을 차치하더라도 논란이 일었던 건 구가 위기에 봉착한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 원을 퍼 줘도 되느냐 하는 점에서다. 이 정도 금액은 아르바이트생 1856명을 한 시간씩 고용할 수 있고, 결식아동 급식을 3875번이나 먹일 수 있는 돈이다. 어려운 지역경제 현실을 반영하듯 아예 그 돈을 불우한 청년들에게 나눠 주는 게 났다는 비난 섞인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 많은 돈을 한 사람의 강의료로 지급하는 건 비정상적이라는 따가운 여론에 밀려 구가 초청 강연을 취소한 건 국민정서를 받아들였다는 면에서 반길 일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세금을 허투루 쓰는 건 아닌지 살필 필요가 있겠다. 자칫 청소년들에게 좌절을 안길 뻔한 고액의 강의료 초청이 열리지 않게 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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