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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한 작품 완판…대전 예술계 위한 불씨 살려야죠"

2019-06-06기사 편집 2019-06-06 14: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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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워크버닝전' 완판 성공한 류병학 전시기획자 인터뷰

첨부사진1'워크버닝'전 완판 이후 작품을 향해 인사하는 류병학 전시기획자.

"전시회 작품 완판으로 대전 미술계에 심은 불씨가 불길로 번지길 바랍니다."

'2019년 워크 버닝전(Work Burning 展)'의 전시기획자 류병학 독립큐레이터는 전시회 작품을 '솔드 아웃' 시킨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류 씨는 침체된 대전지역 미술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시기간 중 판매되지 않은 작품은 불 태운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그의 제안을 받은 9명의 작가들은 자식과도 같은 작품을 태운다는 각오로 완판을 위한 극한도전을 시작했다.

"5시면 전시가 끝나는데 마지막으로 딱 한 점이 남았어요. 관람객들이 와서 '안 팔리면 정말 태울 거냐'고 묻고만 가는데 정말 속이 타더라고요. 전시 종료 2시간을 남기고 작품을 사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정말 살 떨렸습니다"

타 지역보다 상업 전시관이 많지 않고 미술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대전에서 전시를 여는 만큼 고민이 컸다.

"대전은 서울 만큼 상업 갤러리가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미술계 작가들이 '대전은 뭐 좀 해보려고 하면 문을 닫느냐'라고 하더라고요. 과거에 몇 개 있던 상업갤러리나 대안공간들은 적자가 나고 운영이 안되니까 문을 닫았죠. 좋은 전시를 하려면 그만큼 투자도 해야 하는데, 기획은 하지 않고 대관사업에만 치중하니…"

두 달간 열린 전시회 결과는 대반전. 전시 한 달째 3000명, 총 50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외진 지하 전시관을 찾았다.

"대전에 인맥이 없는 '제로'상태에서 시작하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무슨 일이든 찬반이 갈리잖아요. 작품을 태우겠다고 했을 때 응원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욕하는 사람도 많았죠. 그래서 더 이를 악 물고 완판을 위해 애썼습니다"

워크버닝전에 전시된 작품의 가격은 최저가 25만 원에서 최고가 1000만 원 선.

"미술작품은 막연히 비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작품도 많거든요. 한번은 도서관 사서일을 하시는 노부부가 전시회를 세 번이나 찾아 고민 끝에 200만 원 짜리 작품을 사갔습니다. '매달 가는 휴가 2개월 안가면 살 수 있다' 면서요. 이번에 살려놓은 불씨가 확 커져서 대전 미술계에도 작품이 판매될 수 있는 시장이 구체적으로 형성되고, 거래도 활발해졌으면 합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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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류병학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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