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민생투쟁 대장정`을 통해 충청권에 무엇을 남겼는지 생각해 봤다.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건 없었다.

이 기간 황 대표는 대전을 비롯해 세종시, 충남 천안·당진, 충북 제천·청주 등 지역을 방문해 과학계, 교육계는 물론 각계각층 국민들과 소통했다.

단순히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충청권에서 5일을 머물렀을 수도 있지만, 이 기간 황 대표는 충청권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분위기였다. 충청권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 지역인 만큼 지지층을 확실하게 결집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충청권 방문목적이야 어찌 됐든 상당한 기간을 머물다 갔음에도 황 대표가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지는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가는 곳마다 현 정권을 비판한 발언만 기억이 날 뿐이다.

대전을 방문한 지난 14일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공약을 묻는 질문에 함께 동석한 국회의원들을 지칭하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있으니까, 이 분들이 좋은 정책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답했다.

충청권을 위한 특별한 선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구체적인 발언을 기대했는데 힘이 빠지는 답변이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알고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황 대표는 다음날인 15일 충남 아산에서 `충청권이 국가균형발전 정책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충청권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면밀하게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물론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선거철이면 어느 정치인에게도 들을 수 있는 답변이다.

지난 17일 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5차 대규모 규탄대회 자리에서도 황 대표의 충청권을 향한 의미 있는 발언은 없었다. 그저 "현 정부를 심판하는데 충청·호남권에서도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만 할 뿐이었다.

정말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한다면 방문하는 곳마다 "좌파독재 타도"만 외칠 것이 아니라, 최소한 `왜 온 거냐`라는 평가는 나오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정성직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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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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