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현병 환자에 의한 연 이은 살인 사건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조현병을 앓고 있던 40대가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3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문제의 조현병 운전자가 당진-대전고속도로상에서 화물차를 몰고 역중행하다 마주오던 승용차를 충돌한 시간은 어제 오전 7시 34분께였다고 한다. 어떻게 손 써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끝내 운전자 자신과 3세 아들, 게다가 피해 차량 20대 여성 운전자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남 양산에 사는 이 조현병 환자는 이날 새벽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자신의 화물차에 아들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 경남 남양산IC로 진입해 오전 7시 15분께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방향 충남 예산 신양IC 부근까지 정상 운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비극은 이 환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거꾸로 달리면서 예고됐고 약 8분 동안 역주행을 계속하다 정상 주행해 달려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 사고를 내고 말았다. 고속도로에서 차 대(對) 차가 무방비로 부딪친 것이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숨진 피해 차량 운전자 사연도 안타깝기만 한다. 차안에 결혼식 청첩장 묶음이 발견됐는데,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병 운전자 행적 관련 신고가 조금 일찍 경찰에 접수됐으면 혹시 사고를 피했을지도 모른다. 조현병 환자 아내가 나중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지만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도로교통공단 면허심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 본인이 자신의 정신질환 관련 병력을 숨기거나 하면 사전에 걸러내기가 여의치 않다는 게 문제다. 현행법규와 현실과의 괴리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동종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이다. 운전면허 취득 때 유관기관끼리 개인 병력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 등을 강구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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