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치러질 수능에서 수험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올해 수험생 수가 6만 여명 줄어든 만큼 수능 백분위 및 등급 점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의 영향으로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 응시가 늘어날 것을 보여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능 예상 성적이 떨어지면 수시에도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일반적으로 `수능`하면 `정시`를 먼저 떠올리는데 정시는 지원자 간의 성적 순으로 선발하기에 자기 성적에 맞춰 지원만 하면 된다. 반면 수시에서는 내신, 대학별고사 등 성적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대학별 수능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합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능최저는 수시에서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핵심 요소다. 이번에는 수시에서의 수능최저 활용 전략을 확인해보자.

◇수능 대비가 소홀한 학생=수능에 자신이 부족한 수험생들은 수능최저기준 대상 영역이 여러 개인 동시에 일부 영역에서만 낮은 등급을 요구하는 대학 전형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을 모두 대상으로 하면서도 탐구영역은 우수한 1개 과목만을 지정, 2개 영역 등급 합 6 정도를 요구하는 대학들은 수능성적이 부족하더라도 대비가 가능하다. 가천대 교과전형인 학생부우수자전형에서는 인문계열과 건축, 물리치료, 컴퓨터공학 등 일부 자연계열 모집단위 수능최저 등급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1개 영역) 중 2개 영역의 합이 6 이내다. 도 자연계열 가운데 기계공, 바이오나노학, 전기공, 화공생명공학 등 공과대학은 수학 영역 중 가형만 적용, 2개 영역 합 6 이내를 기준으로 한다. 가톨릭대는 지난해 국어, 수학, 탐구(1과목) 중 1개 영역 3등급이 충족 기준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영어 영역도 대상에 포함, 2개 영역 합 6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간호학과의 경우 2개 영역 2등급에서 3개 영역 합 6으로 충족기준이 높아졌다.

반면 상명대는 지난해 사탐 응시자들은 2개 영역 합 6이었지만 올해 2개 영역 합 7로 완화됐다. 인천대의 경우 자연계열 수능최저기준 적용 시 수학 가형이나 과탐 영역 중 1개 영역 이상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한양대(에리카)는 교과전형에서 인문계열은 국어, 수학(나), 영어, 사탐(1과목) 영역 중에서 2개 영역 합 6 이내,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1과목)을 대상으로 한다. 논술전형에서는 따로 계열별 탐구영역을 지정하지 않는다. 동덕여대와 서울과기대는 탐구영역에서 2과목 평균을 적용하고 있다. 또 경기대는 한국사 6등급 이내를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서경대는 탐구 1과목 반영을 한국사로 대체할 수 있는 등 대학별로 같은 등급의 최저 기준이라 하더라도 차이가 있으므로 대상 영역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원점수로 등급을 구분하기 때문에 줄어든 응시인원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영어와 탐구 과목에서 응시인원이 많은 생활윤리, 사회문화, 지구과학I, 생명과학I 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비하는 것이 대학 지원 전략이 될 수 있다.

◇영어 영역 제외 대학=절대평가인 영어를 수능최저기준 대상에서 제외한 대학들을 고려해봐야 한다. 영어가 제외되면서 수능최저기준 충족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 교과 성적이 낮거나 논술 대비가 부족한 수험생들에게도 가능성은 있다. 국민대는 지난해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인문계열 국어, 수학, 탐구(상위1과목) 중 2개 영역 합 6, 자연계열 국어, 수학, 과탐(상위1과목) 중 2개 영역 합 7의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숭실대는 자연계열 지원 시 수학영역 가형을 지정하고 있지만 국민대와 을지대에서는 지정하지 않아 수학 나형으로도 수능최저등급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숭실대, 을지대는 탐구2과목 평균을 적용한다. 특히 을지대는 별도로 영어 영역 등급 기준도 충족해야 하므로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지원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문계열 지원자, 제2외국어/한문 활용법=인문계열 모집에서 탐구 1과목을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대체 가능한 대학이 있다. 경희대, 이화여대, 인하대는 수능최저기준 적용 시 탐구 1과목만 대상으로 하는데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성균관대는 탐구 2과목 평균을 적용하는데 소수점 단위를 끊어 탐구 1과목 2등급, 다른 1과목 3등급일 경우 평균 2등급으로 인정된다. 제2외국어/한문을 대체해주는 대학들의 경우 수능최저기준이 2개 영역 합 4이상으로 높고 한국사 영역의 특정 등급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어 수능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비교적 낮은 수능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대학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이 더 많이 줄면서 수학 가형, 과탐에서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대상 영역의 제한이 많으면서 기준 등급이 높은 쪽에 맞춰 수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경쟁자를 줄여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라고도 설명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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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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