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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훈 칼럼] 이낙연, 세종에 깃발 꽂나

2019-05-30기사 편집 2019-05-29 1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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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의 세종 출마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설이긴 하지만 총선이 불과 1년 남겨둔 상황에서 이 총리의 거취가 그만큼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직접 역할론을 제기한 상태여서 더더욱 그렇다. 그런 만큼 세종에 주소를 두고 있는 이 총리의 정계 복귀 시점과 세종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일이면 이 총리가 취임 2주년을 맞는다. 2017년 5월 전남도지사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낙점을 받은 지 꼬박 2년이 됐다. 재임 기간 정치적 존재감을 여실히 심어줬다는 평을 받는다. 문 대통령이 그의 해외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어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책임총리·실세총리로 정치인이자 실천하는 행정가로도 통한다. 강원도 산불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는 개인 수첩에 깨알 메모가 적힌 게 알려지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의 바지 뒷주머니에는 항상 그 수첩이 꽂혀 있다고 한다. 기자생활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4선 국회의원 하면서 다섯 번 대변인 역할을 한 탓도 평소 메모하는 습관에 영향이 컸다.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이 총리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가 보여준 국정운영 능력도 능력이려니와 그만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인물도 없다는 점에서다. 일찍이 대선후보 반열에 올라 선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무엇보다 선거판에서 이 만한 흥행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점도 그를 끌어들이려는 이유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총리를 빼놓고 총선 전략을 짜는 건 여당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총리의 구체적인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류에 답이라고 하듯 이 총리는 정치권 복귀에 따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 8일 해외순방 때는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했고, 일주일 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선 총선 역할을 묻는 질문에 "제 역할을 제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제가 역할을 요구할 생각도 없고 기획할 마음도 없다"면서 해외순방 때 말한 것처럼 "정부 여당에 속한 사람으로서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한다"는 정도였다. 당의 출마 요구가 있을 때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만큼은 열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중진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내년에는 여의도 쪽에 가 있을 겁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한 걸로 봐선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하겠다는 것이며, 총선에서 직접 출마든 선거 지원이든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평소 직설적이지 않고 간접적으로 입장을 전달하는 성품인 점을 보면 출마하는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런 기류와 맞물려 지역정가에선 이 총리의 세종 출마설에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여권이 선호하는 세종시에 출마해 국가균형발전·지방분권 상징의 대권주자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행정도시란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이 총리가 나설 경우 대권 가도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험지로 나서 패할 경우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럴 경우 정치적 내상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에선 직접 출마하는 대신 선거 전체에 바람을 불어넣는 선대위원장 등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년 총선이 사실상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으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느 만큼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이 총리의 정치적 명운도 갈린다. 그런 점에서 총선은 그로선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대권 열차 승차권 향배가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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