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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섞인 시선으로 본 소박한 일상

2019-05-29기사 편집 2019-05-29 17: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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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고양이의 비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 344쪽/ 1만 4000원

첨부사진1장수 고양이의 비밀.

소박한 문체와 정감가는 일러스트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의 에세이 시리즈가 '장수 고양이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다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으로 출간한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쿨 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을 잇는 시리즈로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아사히'에 연재된 에세이 60여 편을 모았다.

1995년에서 1996년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르웨이의 숲'과 '태엽 감는 새'로 대중적인 성공과 문학적 성취를 함께 거두고, 옴진리교 지하철 테러사건 피해자를 취재한 논픽션 '언더그라운드'를 한창 작업중이던 소설가로서 터닝 포인트에 속하는 시기다.

몇 년간 일본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에서 생활하는 등 사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지만 특유의 관조적인 화법과 위트 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때문에 작품 속에서도 일상생활 속의 소소한 발견과 빛나는 위트는 물론, '노르웨이의 숲' 성공 이후 본격적으로 인기 작가 대열에 들어선 시기의 소회, 외국생활의 에피소드,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출판업계의 현실에 대한 단상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밀리언셀러를 내는 인기 작가이면서 문단의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는 자신의 고충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달리기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도 보여준다. 제목의 '장수 고양이'이자 하루키가 소설가를 꿈꾸던 시절부터 길러온 샴고양이 '뮤즈'의 이야기는 총 세 번에 걸쳐 등장하는데, 영특하고 미스터리한 반려묘의 나날을 관찰하는 감탄과 애정이 듬뿍 어린 시선에서 자타공인 애묘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주위 사물 하나하나를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보며, 바뀌는 세상사에 때로는 감동하고, 때로는 투덜거리는 생활인 하루키의 에세이는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작품에서는 몇십 년이 지나도 유효한 하루키식 인생관에 매료될 수 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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