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이비인후과 질환 중 하나인 부비동염(축농증)은 면역이 떨어져 가벼운 코감기가 심해지면서 생기거나 처음부터 강력한 염증 인자로 인해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비동염은 연령에 따라 발생 빈도와 호전에 대한 예후가 달라 치료에 접근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난다. 유아기나 아동기의 어린 환자들은 부비동염에 쉽게 이환이 되는 반면 비교적 회복도 빠른 경우가 많다. 초등학생 이상의 연령에서는 이완율은 떨어지지만 쉽게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연령에 따른 코의 해부적 구조가 달라서 생기는 증상이다.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중이염과 달리 비강의 염증은 개방된 해부적 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호전율이 높다. 하지만 증상이 오래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약효가 잘 도달되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수술을 권유받는 지경에 이른다.

아동의 경우 면역력 저하와 잦은 감염이 부비동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성인의 경우 스트레스, 체력 저하상태에서 감염이 온 경우에 회복이 더디고 병기가 길어지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저하와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이런 경우의 환자는 반드시 면역강화와 스트레스 관리가 이뤄져야 치료가 빠르다.

농성 분비물이 부비동에 쌓여서 생기는 질환인 축농증은 소염작용이 강한 약물을 사용해 염증을 치료하는 게 첫 번째 치병의 원칙이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서는 비강과 부비동의 점막 기능을 회복시켜 고인 농성 분비물이 잘 배출되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적을 싸워 이겨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싸우지 않고 물러나게 하는 것도 상수(上手)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혹은 한약제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엔 이 같은 방법이 긴요하다.

점막 상피의 섬모기능이 회복되면 이물질을 밀어내는 작용이 강해지고 효과적으로 농성 분비물이 제거돼 증상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을 한의학적으로는 배농법이라고 하는데 배농산이나 비강의 섬모 기능과 관련이 깊은 양명경락을 치료하는 방법을 쓰면 된다.

심한 염증을 소염이 아닌 배농법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은 환자의 정기를 소모시키지 않으면서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다.

허제신 둔산 튼튼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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