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고시원에서도 벽돌과 가위, 소화기 등을 이용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남구의 한 원룸텔 3층에서 고시원에 10개월쯤 거주해온 A씨가 B씨를 벽돌로 폭행하고 가위 등으로 수차례 찔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당시 사건이 있기 얼마 전 함께 술을 마시다 나이문제로 시비가 붙었는데 이 점이 폭행으로 이어진 사건의 발단이었다.
무차별 폭행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묻지마 범죄로 분류된 기소 사건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연 평균 54건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주 1회가 훌쩍 넘는 빈도다. 길을 걸어 가다가 아무런 이유없이 맞거나 자신을 때리려고 달려드는 사람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하는 현실. 무슨 삼류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신의 감정에만 치우쳐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 상대방은 그저 분풀이 대상이 될 뿐이다. 자신이 혼자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판단해 범죄 행위를 벌인다는 게 어처구니 없기는 하지만 현 주소이기도 하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순간 순간이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회에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추지 못한다.
불안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니 현실 속에서 국민들은 두 손모아 오늘 하루도 무사하기를 바란다는 기도를 할 지도 모른다.
자기 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해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을 아집(我執)이라고 한다. 나만의 생각이 옳다는 아집은 버리고 상대방의 생각도 존중하고 헤아려야 한다.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는 없다. 언제까지 하루를 무사히 보내기를 바라는 기도를 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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