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국회 복귀" vs "패스트트랙 사과 철회"

나경원 원내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는 27일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네 탓 공방에만 몰두했다.

국회 정상화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날도 `조건 없는 국회 복귀`와 `패스트트랙 사과.철회`를 놓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신경전을 폈다. 이런 가운데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내용 누설 논란에 이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서훈 국정원장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적 공방도 뜨겁게 펼쳐졌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끝난 것을 계기로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행히 지난 주말로 한국당이 장외집회를 끝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제발 국회로 돌아와서 민생입법도 하고 추경도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루빨리 해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국회정상화와 관련한 한국당의 입장을 분명하고 또렷하게 말해주기 바란다"며 "국회 복귀로 민생을 챙기겠는지, 장외에서 빙빙 돌며 산불, 지진, 경기침체도 다 외면하고 민생을 파탄내겠는지 황교안 대표의 성찰과 진지한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가세했다.

반면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철회가 없는 한 국회 복귀는 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민생투쟁 대장정 마무리 기자회견을 통해 "전례없이 패스트트랙에 태워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법을 개정하겠다고 하면서 국회에 들어오라고 하는 게 정치냐"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우리를 국회에 못 들어가게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많은 제안을 하고 양보를 했다"면서 "여당의 행태를 보면 막힌 이 정국의 책임을 야당에게 전가하면서 야당에게 프레임 씌우기만 혈안이 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국회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내용 누설 공방에 이어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간 지난 21일 비공개 만찬에 따른 공방도 뜨거웠다.

양 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한 만찬"이라며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 인사를 했고, 서 원장이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 모임에 같이 가자고 해 잡힌 약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가는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집권여당 싱크탱크의 수장이 만난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사적인 지인 모임이다. 원래 잡혀있었다` 국민을 우롱하는 아주 무책임한 설명"이라고 공세를 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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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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