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등 외식가격과 돼지고기 이용한 식당 메뉴 가격 동반 상승 분위기

서민의 대표 먹거리 돼지고기 값이 급등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겹살 가격은 물론 돼지고기를 활용한 음식 값도 덩달아 오름세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과 베트남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수입물량이 준 탓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체 돼지고기 유통 물량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6일 한국물가협회와 농업관측본부(KERI)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달 하순부터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지역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삼겹살 소비자 평균가격(500g 기준)은 지난달 넷째 주 9800원에서 이달 둘째 주 1만 5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셋째 주에는 1000원(9.5%) 오른 1만 1500원으로 뛰었다. 이달 넷째 주 기준 1만 18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무려 20.4% 급등한 것이다.

돼지고기 값 상승세에 따라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값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지역 한 식당은 이달 중순 들어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제육백반 가격을 각각 6500원에서 7000원, 75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돼지고기 도매 값이 오르다 보니 지역 음식점들도 가격조정을 하고 있다. 돼지고기 국내산은 7%, 외국산은 5% 수준으로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가공품의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햄과 같은 가공품은 수입산을 이용해 제조하는데 국내 수입 돼지고기 물량이 줄다 보면 당연히 가공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중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른 것이다.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육박해 양돈농가에는 치명적이다. ASF로 중국 내 생산량이 줄다 보니 자체적으로 수입량을 늘리고 이는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 3월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한 4만 498t, 지난달엔 2만 9332t으로 크게 줄었다.

농업관측본부는 최근 발간한 2019년 봄 농업·농촌경제 동향에서 "올해 2분기 돼지고기 수입량은 중국 ASF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11만 3000t일 것으로 보인다. 총 공급량 감소로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강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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