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낭보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를 다룬 블랙코미디로 호평을 얻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봉 감독은 지난 2003년 `살인의 추억`을 비롯 한국형 블록버스터인 `괴물`(2006), 헐리우드로 활동 영역을 넓힌 `설국열차`(2006) 등으로 독창적 영화 세계를 펼쳐 보였고, 결국 세계 영화계의 인정을 받았다.

마침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올해 봉 감독의 개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때 외국 자본에 밀려 빈사 상태에 있던 한국 영화는 최근 1000만 관객이 몰려는 영화가 드물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영화인들의 노력과 국민의 성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크린 독과점이나 출혈 경쟁을 자제하는 등의 자정 노력이 더해진다면 한국 영화는 세계 속에서 더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안 그래도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팝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새 앨범은 미국 `빌보드 200`과 영국 `오피셜 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 `작은 것 들을 위한 시`는 공개 37시간 37분 만에 유튜브 실시간 조회 수로 1억 건을 넘어 전 세계 최단 시간 기록을 썼다. BTS가 연평균 5조 6000억 원 규모의 긍정적인 영향을 우리 경제에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대중문화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한류(韓流)의 무대가 주로 아시아여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봉 감독의 쾌거나 방탄소년단은 영화와 팝의 심장부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997년 한류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이래 22년 만에 경이적인 성장을 이뤘다. 문화 역량을 정보통신(IT)와 연계한다면 디지털문화콘텐츠를 더욱 확신시킬 수 있을 것 인 만큼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세계를 무대로 문화산업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