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우린 제품사진.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이제우린 제품사진.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이제우린 출고가격이 안 올랐는데 돈 더 받으면 안 되죠."

"참이슬하고 이제우린이 같이 인상됐으면 한꺼번에 1000원씩 올리고 말았을 텐데 좀 부담스럽긴 하네요."

전국구 소주로 통하는 `참이슬`의 출고가격 인상과 함께 `소주값 5000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세간의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선 전혀 다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전지역 소주시장의 65%를 차지하는 ㈜맥키스컴퍼니의 대표소주 `이제우린`이 지역과 고통 분담을 내세워 소주가격을 동결하면서 일선 식당이나 주점의 소주값 인상 억제로 이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26일 주류업계와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지역 식당가에서는 이렇다 할 소주값 인상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업주들은 이달 1일부터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6.45% 오른 1081.2원에 출고된다는 소식에 소주값 인상을 고려했으나 지역 소주 이제우린이 소주 가격 동결을 발표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지역 한 대형식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참이슬 가격이 오르면 다른 소주도 가격을 올릴 것이란 생각에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술값을 올릴 계획이었다"며 "예상과 달리 이제우린이 출고가격을 유지한다고 하니 우리로서도 소주값을 올릴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제우린이 참이슬을 따라 가격을 올렸다면 식당이나 주점들은 출고가격 상승분 부담을 소주값 인상으로 메우려 했을 것"이라며 "업주들 입장에선 출고가가 오르지 않은 이제우린 값을 올리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참이슬 값만 올려받기도 애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유성구 봉명동 일원이나 젊은층이 몰려드는 서구 갤러리아백화점타임월드 주변 상권에서는 참이슬과 이제우린 값이 5000원으로 동반상승하는 추세다. 대전 원도심인 동구·중구·대덕구 일부 주점들이 500원 더 올려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3-4년 전 소주값 4000원 인상 대열에 끼지 않고 3000원을 유지해온 곳으로 전해졌다.

가격변동의 변수는 있다. 롯데주류가 생산하는 소주 `처음처럼`이 6월 1일부터 출고가 기준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2% 인상되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제우린이 대전과 충남 남부권에서는 선전하고 있으나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아산지역은 시장점유율로 참이슬이 70%, 처음처럼이 20%, 나머지가 이제우린이라고 보면 된다"며 "지역시장 1, 2위인 참이슬에 이어 처음처럼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만큼 천안·아산에선 소주값 5000원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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