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선수 부정 선발 경찰 수사가 정점을 향하는 모양이다. 시티즌 선수 선발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이 어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고종수 시티즌 감독에게 특정 선수를 추천해 선수선발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김 의장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인 까닭은 시민구단인 시티즌 운영 예산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4년 동안 300억 원이 넘는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시티즌 사태는 지난해 말 신인 선수 공개 테스트 과정에서 2차 선발로 뽑은 합격자 15명 가운데 2명의 점수표가 수정돼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고 감독을 비롯해 코치와 사무국 직원이 줄줄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선수 선발 부정 의혹이 일자 김호 시티즌 대표가 지난 3월 그만둔데 이어 고 감독도 경질됐다. 고 감독 경질은 표면적으론 성적 부진을 이유로 들었지만 선수 부정 채용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은 평소에도 축구를 좋아해 조기축구회에서 활용하는 등 지역 축구동호회로부터 신망을 받아온 터라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에 출석해서도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고 시티즌이 잘 되기 위해 좋은 선수 2명을 추천한 게 전부라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한 걸로 봐 김 의장 주장처럼 단순 추천이 아닌 청탁 협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시티즌 공개 테스트에는 무려 284명의 꿈나무들이 지원했다고 한다. 외부의 추천과 청탁은 프로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평생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만들고도 남는다. 그런 점에서 김 의장의 행동은 부적절하다 할 것이다.

시티즌은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다. 구단 운영에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의장의 추천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찰은 시티즌이 새로 태어날 수 있게 한점 의혹 없이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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