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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으로 나눔 첫발… 이웃사랑 스트라이크

2019-05-22기사 편집 2019-05-22 17: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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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문은모 둔산그랜드볼링센터 대표

첨부사진1문은모 둔산그랜드볼링센터 대표. 사진=김성준 기자

"조건 없이 나눴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문은모(62) 둔산그랜드볼링센터 대표는 기부에 대해 말할 때 늘 '나눔으로부터 오는 행복'을 강조한다. 조건 없는 나눔을 통해 타인과 함께 나아갈 때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그다.

문 대표는 2017년 5월 18일 아너소사이어티 57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대전과 서울에서 볼링장을 운영하고 있는 문 대표에게 볼링이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중요한 매개체다. 그는 볼링장을 통해 얻는 수익의 일정부분을 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첫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돌이켜보면 볼링에 대한 관심 덕이었다. 그가 볼링장을 운영하게 된 건 15년 전 일본 방문으로부터 시작됐다.

"2004년 일본 히로시마 볼링협회에서 아시안게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볼링대회를 열었어요. 그때는 제가 한창 볼링에 빠져있을 때라 선발전을 거쳐 초청자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일본에 있는 볼링장을 방문했을 때 시설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그 다음해에도 볼링 대회와 관련해 일본을 방문했고 귀국 비행기에서 한국에도 일본과 같은 볼링장을 만들 것이라 다짐했죠."

한국에 돌아온 그는 곧바로 볼링장 개장에 매진했고 2007년 대전 갈마동에 갈마그랜드볼링센터를 열었다. 문을 연 볼링장이 성황리에 운영되자, 문 대표는 이어서 대전 서구 둔산동과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2호점과 3호점을 열었다.

볼링장을 운영하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나눔의 삶을 살게 된 것은 2008년 대전시장애인볼링협회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회장이 된 뒤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을 몸소 겪으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거나 안대를 착용하고 볼링을 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직접 보니 너무 잘 쳐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들을 보니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에 사비로 지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협회에 지원되는 예산이 현저히 부족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경비에 대한 지원을 많이 했죠."

그렇게 첫발을 뗀 문 대표의 기부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는 2011년부터 매년 공식적으로 1000만-1500만 원을 대전시장애인체육회에 기부했으며, 갈마동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통해 현금과 쌀, 생필품 등 현물 기부를 지속적으로 했다. 또 2013년부터 지역 내 저소득층에 매월 2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하는 등 나눔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나눔이 일상이 된 그에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은 당연한 수순처럼 다가왔다.

"매년 기부를 하고 있던 상황에서 어느 날 기부 관련 서구청을 방문했는데 그 자리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와있더라고요. 그 분에게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조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죠. 1억을 기부하면 된다는 말에 한 해에 2000만 원씩 5회 납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차피 매년 2000만-3000만 원을 기부해오던 터라 쉬운 결정이었습니다."

자수성가한 건실한 사업가, 기부가 생활화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등 현재 문 대표를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와는 달리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의 연속이었다.

"제가 어릴 적에는 한국전쟁이 끝난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시절이라 모두가 가난했어요. 항상 식량이 부족해 교회 등에서 받은 구호품으로 연명하고 이마저도 넉넉지 않아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죠. 이러한 경험들이 지금 하고 있는 기부활동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당시만 해도 사회적 약자에게 뻗치는 도움의 손길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어릴 적 저처럼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가난이 싫었던 그는 일찌감치 일을 시작해 사회생활에 몸 담으며 집 안의 가장 노릇을 했다. 장자로서 집안 생활비와 동생 4명의 학업비를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모습에서 이타성과 책임감을 엿볼 수 있다. 가족 단위에서 시작된 나눔의 삶이 그만의 기부철학으로 이어져 결국 사회 전체로 확대된 셈이다.

문 대표는 기부를 시작하며 마음의 여유가 찾아왔다고 한다. 처음 기부를 할 때는 금전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러한 감정을 내려놓는 순간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때문인지 문 대표의 얼굴은 소년처럼 늘 온화하고 평온하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그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는 것은 문 대표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올해 3월까지 대전장애인볼링협회장을 맡아오던 그는 장애인 복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들을 불쌍히 여겨 도와주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동등한 인격체로서 대해주기를 원해요. 편견과 동정이 없는 사회야말로 그들이 원하는 사회가 아닐까요."

그는 앞으로도 기부활동은 계속될 것이라 강조했다.

"더불어 사는 삶은 돈이 가진 가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10년 째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나눔의 삶을 꾸준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보다 많은 이들이 나눔의 즐거움을 아는 사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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