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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주민 발의 자치입법은 주민자치의 화룡점정

2019-05-21기사 편집 2019-05-21 08: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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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지방자치제의 부활로 '통치대상'으로 여겨졌던 주민은 지역의 '주인'으로 거듭났다. 지방자치단체는 주인이자 고객인 주민의 요구와 필요에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높아진 시민의식은 지방자치제의 발전과 선순환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좋은 척도는 주민의 참여 수준이다. 오늘날 주민은 봉사활동 등 단순한 참여를 넘어 시민참여 예산, 시민포럼 등 정책결정 과정에 기여하고, 자치법규인 조례 제정에 참여하는 등 주민 참여의 깊이와 폭이 더해가고 있다.

자치법규 제정에 대한 참여는 1999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주민 조례 제·개·폐 청구제도(이하 주민조례청구)'의 도입으로 시작되었다. 주민조례청구는 2018년까지 총 242건에 이르며, 이 중 121건이 의회를 통과하는 결실을 맺었다. 예컨대, 2015년 대전 유성지역 원자력 시설의 안전을 위해 주민조례청구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민간원자력시설환경·안전감시기구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된 바 있다. 이처럼 주민조례청구는 안전·복지 분야 등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자신의 요구를 직접 규범화하는 지역차원의 협치(Local Governance)를 위한 중요한 기제가 되고 있다.

한편 최근 5년간 주민조례청구건 수는 35건에 그치고, 이 중 11건만 의결되는 등 활성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높은 청구인 수 기준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지자체별 인구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광역-기초 2단계로 구분해 인구가 많은 지자체는 청구인을 모으지 못해 각하당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어렵사리 청구인 수를 충족하더라도 의회에 부의된 후 의원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된 경우도 5건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주민조례청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3월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안(이하 주민조례발안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새로운 법률안은 청구인 수 기준을 지자체 인구별로 세분화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완화해 조례안 발안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적용하면 과반수의 지자체에서 청구인 수 기준이 30% 이상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주민조례청구는 지자체장이 발의하는 조례의 절차와 동일하게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으나, 제정 법률안은 이를 바로 의회에 제출토록 절차를 단순화했다. 아울러 의회가 1년 안에 심의·의결토록 하고 의원 임기가 만료되어도 다음 회기에 처리토록 해 처리지연이나 임기만료로 인한 자동폐기를 방지하도록 했다.

이처럼 주민조례발안법이 제정되면 현행 조례 제·개·폐 청구제도의 문제점이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자체가 주민들의 요구에 좀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이끌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은 지역 현안에 보다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정책과정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자치법' 개정 등 지방분권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중앙의 권한이 지방으로 이동하게 되면, 지방의 확대된 권한이 민주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장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의 핵심 중 하나인 주민조례발안법은 더 커진 지방자치를 완성하는 주민자치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소연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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