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단비로 폭염의 기운이 잠시 꺾였다고는 하지만 초여름인 5월 중순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광주는 오후 3시를 기해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는데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다. 이날 내려진 폭염 특보는 2008년 6월 1일 폭염특보 제도를 시행한 이래 가장 이른 특보였다. 충남 대부분의 지역도 낮 최고 기온이 27도를 웃돌았다.

기상청에서 올해 역대 폭염 기록이 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건강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더위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로 보양식을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복날이 되면 서민들은 주로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보신탕)을 즐겨 먹었고, 양반들은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

지금도 더위가 찾아오면 여러 가지 보양식을 먹지만 대표적인 음식이 삼계탕이다.

1960년대에 와서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 삼계탕은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인삼, 대추, 생강, 마늘 등의 재료와 함께 고아 만든다.

최근에는 삼계탕에 전복이나 낚지, 해산물을 넣어 먹기도 하며 자극적이지 않은 탓에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요리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삼계탕은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나 편식하는 사람,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 등에게 효과가 좋다. 또한, 삼계탕에는 메치오닌과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동맥경화와 심장병 등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러한 여름나기 국민음식 삼계탕이 최근 계속되는 물가인상으로 서민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충남과 대전에서 모두 삼계탕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충남은 지난 1년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8.3%가 상승했고 대전에서도 1만1800원에서 1만2600원으로 6.7%올랐다. 특히 삼계탕은 주요외식품목 8개 중 상승률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외식물가도 오르는 것은 경제논리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일찍 찾아온 더위만큼이나 삼계탕 가격 인상은 반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랬다고 삼계탕 한 그릇에 짜증내지 말고 더위를 날려보면 어떨까.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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