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물 개방 결정권 학교장에 있어 시설개방 소극적

세종 지역에서 체육관 등 학교시설물을 공공시설물로 개방할 것인가를 두고 지역 주민과 학교 관계자 사이의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개방 시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이나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개방에 소극적인 반면, 지역 주민들은 학교 시설물이 이용되지 않는 시간에는 공공시설로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는 학교 시설물 개방에 대한 결정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어 소극적·자의적 개방에 머물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20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체육관 개방률은 69% 정도다. 하지만 특정 동호회에게만 대관하거나 한 시간만 개방해도 개방한 것으로 산정하고 있어 실질 개방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지역민들은 학교시설을 적극 개방하라는 지역사회 요구와 시행규칙에도 개방에 소극적인 현장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 차원에서의 학교 내 유휴 공간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제도정비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세종시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세종시 교육규칙에 학교시설 개방에 관한 규칙이 자치법규로 재정돼 있지만 유휴시간대에 학교시설물 개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보람동의 한 초등학교에 체육관 개방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말했다.

또 "학교장의 반대의견을 들은 시교육청 담당 사무관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불가능 하다고만 했다"며 "아이들의 활동을 핑계로 학생을 볼모로 해서 학교시설물 개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괴변을 멈춰달라"고 주장했다.

세종시민 김환진(40)씨는 "학교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도 크고, 세종은 학교가 마을 중심으로 성장하는데 정작 주민들은 홀대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교육청에서 설문조사를 해 교육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지역 교사는 "학교시설물 개방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권한과 책임이 모두 학교에 있다 보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아 학생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시설 관리는 학교장에 위임이 돼 있어서 의무개방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최근에 신설하는 학교는 강당과 교실 사이 출입문을 만드는 등 지을 때부터 시설개방을 고려해 짓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 안전이나 다른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지만 않는다면, 일몰 후나 주말에도 최대한 개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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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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