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책꽃이]색깔혁명 외

◇색깔혁명(홍순영 지음·전병현 그림)=세상 모든 동화책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린아이의 시선을 빌려 어른들이 어지럽혀 놓은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고 싶은 욕망이 동화책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홍순영 작가의 `색깔혁명`은 색에 담긴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릴 적 흑백사진을 보며 `왜 세상은 흑백으로만 보이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됐다고 한다. 흑백사진이 일종의 모티프가 된 셈이다. 작가는 이로 인해 흑백필름 때문이라는 보편적인 상식을 물리치고 궁극적으로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동화를 완성한다. 세상을 구분 짓는 것은 색이 아니라, 그 색에 의미를 부여한 인간의 탐욕 때문이라는 데까지 인식의 지평을 넓힌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일지 모른다. 남과 북, 동서가 색으로 구분되는 우리 사회의 획일적인 사고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니까. 물론,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조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동화책이다. 가쎄·120쪽·1만 8000원

◇이야기 교과서 인물 : 김홍도(이재승, 신지승 지음·김영혜 그림)=이 책은 천재 화가로서의 김홍도를 소개하고 있다. 김홍도는 조선 시대 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해학 넘치게 그려 낸 풍속화뿐만 아니라 신선 그림(신선도)도 힘이 넘치게 잘 그렸으며, 임금의 초상(어진)을 그리는 어진 화사로도 세 번이나 뽑혔다. 그림의 모든 분야에서 타고난 재주와 실력을 발휘한 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법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와 그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는 어린이들이 `화가 김홍도`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사 한 고개` 코너에서는 김홍도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 정보를 소개해 김홍도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조선 시대에 그려진 분야별 그림들의 특징과 역사, 대표적인 화가를 알아볼 수 있으며,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정조가 설치한 규장각과 김홍도가 화원으로 일했던 도화서에 관한 정보를 통해 역사 상식도 얻을 수 있다. 시공주니어·125쪽·1만 원

◇루루 사냥꾼(허정윤 지음·정진호 그림)=`코딱지 코지` 시리즈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허정윤 작가와 두 차례의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으로 주목 받은 정진호 작가, 두 작가의 멋진 콜라보로 스릴 넘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탄생했다.

이 책은 `얼룩 곰 루루`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냥꾼들의 이야기다. 새하얀 설원이 드넓게 펼쳐진 북극. 이곳에 여덟 사냥꾼이 있다. 이들이 여기 모인 목적은 단 하나, 얼룩이 있는 특별한 얼룩 곰 루루를 잡기 위해서다. 그런데 홀로 떨어져 있는 한 사냥꾼이 조금 수상하다. 루루를 독차지하려는 듯 계속해서 일곱 사냥꾼 무리를 주시하며 질문을 던진다.

어딘지 2% 부족해 보이는 사냥꾼 무리는 라이벌로 보이는 수상한 사냥꾼의 질문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친절한 답변을 이어간다. 단 한 명, 사냥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사냥에는 전혀 관심 없어 보이는 일곱 번째 사냥꾼만 빼고. 이 사냥꾼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태연하게 소변을 보러 간다고 한다. 바로 그때, 일곱 번째 사냥꾼의 한 마디에 이야기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이야기의 모든 진실이 밝혀진다. 시공주니어·48쪽·1만 2000원

◇말이 너무너무너무 많은 아이(트루디 루드위그 지음·패트리스 바톤 그림·천미나 옮김)= 콩닥콩닥 11권. 쉴 새 없이 자기 말만 하느라 다른 사람의 말은 흘려듣기 일쑤인 수다쟁이 오웬 맥피가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소통의 시대에서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귀와 마음으로 듣는, 경청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인성 교육 그림책이다. 책과콩나무·40쪽·1만 2000원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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