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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오월의 타임 테이블

2019-05-15기사 편집 2019-05-15 08: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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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인 5월(May)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봄의 여신인 'Maia'에서 유래했다. 풍요와 위대함을 상징하는 5월은 봄을 상징하는 희망의 달이기도 하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다. 5월의 푸른 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신록예찬이 저절로 나온다. 5월은 기념일로 가득 차있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 날(5일), 어버이 날(8일), 부처님 오신 날(12일), 스승의 날(15일), 민주화운동기념일(18일), 성년의 날(20일), 부부의 날(21일), 방재의 날(25일), 바다의 날(31) 등이 줄을 서 있다.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에겐 주머니 사정에 부담을 주는 5월이 두렵기까지 하다. 5월은 기념일의 제왕으로 통한다. 또한 5월에 가야할 결혼식은 얼마나 많은가? 1일은 근로자의 날로 직장인인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지만 이후부터 연속으로 등장하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심지어 부부의 날이 어퍼컷을 날리며 지갑을 쥔 30-40대를 주저앉게 만든다. 통장의 잔고가 얼마 남아 있는지 몇 번이나 들여다본다.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과반수 이상이 지출 증가를 이유로 5월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한다. 5월 한 달 동안 안고 지내는 마음의 짐을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이처럼 5월이 계절의 여왕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이유는 금전적 출혈이 크다는 점도 있지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도 매년 고민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부모님과 아이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후회가 없으면서도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그래서 오월의 타임 테이블을 잘 계획해야 1년이 행복 할 수 있다고 한다.

5월은 다양한 행사가 많아 행사의 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행사에 참여해 친구, 친척 등 주변을 돌아보고 소중함을 일깨우는 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축제, 대학의 축제 등 축제의 달이기도 하다. 얼마 전 어린이 날 행사에 참석해 보니, 행사가 흥미롭고, 과학적이며, 창의적이고 교육적인 면이 우리 세대와는 사뭇 달랐다. 내년에도 어린이 날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버이 날 딸이 달아준 카네이션을 보고 기쁨도 잠시, 내가 달아드릴 부모님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니 후회의 강물이 가슴에 넘처 흐른다. 부모님 묘소에 찾아가 조화를 놓고 눈시울만 붉힐 뿐이다. '살아계실 때 잘 해'라는 말이 그 때는 메아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가슴에 한으로 남는다. 스승의 날이 있는 이번 주는 교육주간이다. 60이 넘은 나이에 찾아 뵐 수 있다는 은사님이 계시다는 게 행복하다. 80이 넘은 은사님을 찾아뵈니 교육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신다. 탈근대와 고도의 지식 정보화 시대의 사회변동을 겪으면서, 학교교육은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학교가 살아나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승을 향한 존경과 학교에 대한 신뢰와 학생에 대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교육가치의 부활과 교육의 르네상스가 다시 와야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활력 넘치는 학교를 만드는데 모두가 힘써야 한다. 이것만이 교육이 살길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계절의 여왕' 5월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얼마 전 어린이 날 일가족 4명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제는 오월의 타임 테이블을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부와 국가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역사는 책임지는 주인이 있을 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주옥같은 언어의 조탁으로 5월을 찬양만 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어린이 날 노랫말처럼 '우리들 세상'이 오도록 장을 펼쳐야 한다. 5월에는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이 모여 있다. 패밀리(family·가족)의 어원이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아빠 엄마 사랑해요)'라는 유머가 기억난다. '우리는 부모한테 잘 배웠는데 자녀는 잘 못 가르친 지도 모른다. 우리는 선생님한테 잘 배웠는데 제자를 잘 못 가르친 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아니 한다. 오월의 타임 테이블을 쳐다 보니 행사참여와 약속으로 한 달 내내 가득 차 있다. 내년의 타임 테이블을 바꾸어야겠다. 내년 오월에는 가족과 약속을 못 지킨 여행도 하고, 타오르는 가슴하나로 인생을 논하고 미래의 비전을 나누었던 친구도 만나야겠다. 벌써 내년 오월의 타임 테이블이 기대된다.

정해황(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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