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와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한의원은 보험에 적용되는 게 양방에 비해 적다는 것이다. 공보험이 아닌 사보험 에서도 보통 급여는 실손 보험의 영역에서 보존해주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한의원에서는 침, 한방, 물리요법, 엑기스 등 일부영역에서만 보험 급여가 이뤄졌다. 추나, 약침, 첩약 등 환자들이 선호하는 치료법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비급여 대상이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예산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건강보험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생명과 직결되는 중증질환에 먼저 보장을 해주는 게 당연하다.

몇 년 전부터 자동차보험을 통해 한방 의료기관(한방병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자동차 사고 시 긴급수술이나 뼈의 손상을 제외하고 인대 힘줄 손상이나 근육통에는 한방의 효과가 양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실적으로 한방에서는 어혈의 개념이 있고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추나, 약침, 첩약을 본인부담금 없이 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 손해보험회사에서도 무작정 모두 해주는 것은 아니고 사고일을 기준으로 첫 3주는 매주, 그 다음은 주 3일, 시간이 지나면 주 2회, 6개월이 지나면 주 1회만 보장해준다.

첩약도 20-21일만 인정해주고 추나와 약침도 기간에 따라서 제한을 둔다. 올해 4월부터는 추나가 건강보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환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추나는 다른 시술에 비해서 50-80%의 본인부담금을 내야하고 1년에 한 환자 당 20회만 받을 수 있는 제약이 있다.

나라는 다해주고 싶지만 결론은 돈이 없다는 것이다. 한정된 예산이기에 모두 만족할 수는 없다.

추나는 한문자체가 밀 추(推) 잡을 나(拿)이다. 한의사가 환자의 몸을 밀고 당겨서 신체의 어긋난 부분을 바로 잡아 신경 혈관 등을 정상적으로 회복하게 해준다.

한국보험사회연구원이 2018년 조사한 연구평가서에 따르면 기존 물리치료에 비해 90% 이상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추나 요법을 3번 이상 받은 성인 골격계 질환 환자의 92.8%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경추 요추 환자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통증이 대조군에 비해서 감소했다고 답했다.

정부가 이 같은 논문을 바탕으로 1년 여 간의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올해 4월부터 추나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약침과 첩약이다. 첩약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시범사업에 들어가기로 검토 중 이라고 한다. 첩약을 급여화해도 질병치료용 첩약만 해줄 것 이지만 국민건강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환영할 일이다. 향후 약침 등 효과가 인정된 모든 한방 요법이 국민건강을 위해 급여화 되길 희망한다.

구원회 구원회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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