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제공
충남 논산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제공
조선 시대 성리학 기호학파의 중심지였던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 전국의 9곳 서원을 한데 묶은 `한국의 서원`이 재도전 끝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협의회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한국의 서원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이어지는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서원은 2016년 우리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3년 만의 재도전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시엔 심사에서 서원 주변 경관이 문화재 구역에 포함되지 않아 `반려` 판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비교 연구를 진행하고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를 강화한 뒤 새롭게 작성한 신청서를 지난해 1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으며, 재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의 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했으며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향촌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설립한 사설학교다.

조선 첫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논산 돈암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9곳으로 구성된다. 이 서원들은 2009년 이전에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교가 발달한 나라인 조선의 건축물로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고 정형성을 갖춘 건축문화를 이룩했다는 점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로 제시됐다.

협의회는 한국의 서원이 OUV와 진정성, 완전성, 보존관리계획을 지녔다고 보면서도 추가 이행과제로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존 관리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남한산성 등을 포함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한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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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제공
충남 논산 돈암서원. 사진=문화재청 제공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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