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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우리 힘으로 미세먼지 줄일 수 있다

2019-05-14기사 편집 2019-05-14 08: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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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같이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저감기술 연구자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미세먼지는 중국 영향이 80%라던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 아니냐?'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미세먼지를 모두 중국 탓으로 돌리며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결국 우리가 입는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는 실제 미세먼지를 오랜 기간 측정한 자료에 기반한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1995년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78㎍/㎥, 2015년에는 45㎍/㎥이다. 일본 동경의 연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1970년대 60㎍/㎥ 수준이었으나 1990년대는 40㎍/㎥, 최근에는 20㎍/㎥ 이하로 줄었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에서 미세먼지 발생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비롯해 자동차 운행 거리, 산업 활동량 등은 몇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미세먼지가 줄었고 일본의 미세먼지 농도는 국제보건기구의 권고치에 적합한 수준 정도로 낮아졌다.

이처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국내외의 조건들이 나빠졌음에도 한국과 일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각 나라가 자국 내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꾸준하게 펼쳐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부터 대규모 발전소나 사업장 같은 고정 배출원을 중심으로 대기오염 배출규제를 강화해왔다. 당시 일본은 전기집진기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환경설비를 적극적으로 보급했다. 물론 석탄 연료를 천연가스 같은 청정한 연료로 대체하는 사업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등 대기오염 발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다양한 사업도 활발히 이뤄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자동차와 같은 이동 배출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나아가 최근에는 주유소 및 사업장과 같은 중소규모의 배출원까지 꼼꼼하게 관리, 대기오염 배출량을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

한국도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고정 배출원 및 이동 배출원에 대한 관리를 통해 대기오염 배출량을 줄여왔다. 모두가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지속해서 감소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더라도 국내 발생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특히 중국의 대기오염이 2010년을 전후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는 만큼 국내 미세먼지 관리에 힘을 쏟으면 그 효과를 더욱 크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다른 선진국들이 그러했듯 최근 대형 사업장과 발전소, 그리고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기오염물질의 발생량을 줄여가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118㎍/㎥, 2014년 105㎍/㎥, 2015년 93㎍/㎥, 2016년 85㎍/㎥로 집계돼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미세먼지에 미치는 중국발 대기오염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세계적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규제나 제도 마련부터 새로운 환경기술의 적용까지 그 범주도 다양하다. 이런 노력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미세먼지 측정 결과들이 입증하고 있다. 외부의 원인에 몰두해 우리 자신의 노력을 외면하기보다는 우리 문제를 우리가 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과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다.

송영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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