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구의회가 21대 총선 후보로 거론되는 박용갑 구청장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일부 사업에 대해 발목잡기 행태를 보이는데다 최근에는 예정에도 없던 회기 중 업무보고를 통보하는 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동이 걸린 대표적인 사업은 `독립운동가 거리 조성`이다. 이 사업은 박 구청장의 공약사업으로 의회에서 각종 이유를 들어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부결시키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중구는 시의 투자심사 절차를 이행 중이지만, 시가 승인 결정을 내려도 의회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승인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

지난 3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제219회 임시회에서는 대전효문화뿌리축제 예산 중 8000만 원이 삭감됐다. 중구는 뿌리축제가 국가유망축제에서 육성축제가 되면서 올해부터 국비 8000만 원을 받을 수 없게되자 1회 추경에 8000만 원을 상정했으나 의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중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뿌리축제 예산이 삭감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난감하게 됐다"며 "구청장이 치적을 쌓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다음달 예정된 제220회 제1차 정례회 운영계획을 수정해 주요 업무보고를 받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초 집행부에 통보한 제220회 제1차 정례회 일정에는 2018년 예산결산 등만 예정됐으나, 의회는 이달 초 의원간담회를 열고 주요 업무보고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중구공무원노조는 이달 말까지 대전시 정기감사와 을지태극훈련 일정까지 있는 만큼 의회에 업무보고를 받지 않도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번 업무보고가 박 구청장을 질타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대한노인회 중구지회에서 열린 어버이날 행사에서 구청장 상만 수여하고 의장 상은 수여하지 않은 일이 이번 사태로 번졌다는 설명이다.

서명석 중구의회 의장은 "업무보고는 3번도 할 수 있고, 4번도 할 수 있다. 구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진행 하는 것"이라며 "대다수 의원들이 집행부에 궁금한 것이 많아서 업무보고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도 업무보고를 구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알아야 한다"며 "일부에서 말하는 어버이날 행사와 이번 업무보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엄격하게 중립을 지켜가면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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