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협동조합은 지역이나 직업, 종교 등 상호유대를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협동조직을 결성해 자금의 조성과 이용을 도모하는 비영리 금융기관이다. 서구에서는 신용협동조합의 창시자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라이파이젠이 꼽힌다. 독일 신용협동조합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그는 농민의 고리채 문제 해결을 위해 1864년 협동조합은행을 설립했다. 조합은 신용조합으로 발전했고 그의 정신을 계승한 라이파이젠은행은 오늘날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신용협동조합 기구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산하의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산하의 신용협동조합, 농업협동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의 계통조직인 단위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상호금융의 3대 기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새마을금고는 1963년 경남에서 설립된 다섯 개의 협동조합이 기원이 됐다. 2017년 말 전국의 새마을금고는 1315개, 거래자 수는 1927만 명으로 집계됐다. 자산은 150조 48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8% 늘었다.

새마을금고는 윤리경영 실천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서민 허브 금융협동조합을 표방하지만 실제는 동 떨어진 점도 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2018년 10월까지 새마을금고 임직원에 의한 범죄피해 금액이 889억 2200만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도 10월까지 발생한 새마을금고 임직원 범죄가 14건으로 전년의 13건을 넘었다. 임직원이 저지른 범죄는 횡령이 84.3%로 가장 많았다. 불법 주식 투자손실, 대추서류위조(사기) 등도 있었다.

지역 새마을금고 9개와 직장 새마을금고 1개가 본점이나 지점을 두고 있는 천안도 새마을금고 사고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2015년 천안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장은 부정 대출 감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 해 전 수십억 원의 토지사기대출사건에 연루된 선영새마을금고는 최근 이사장 해임을 놓고 내분에 휩싸였다. 새마을금고가 `신용`과 `협동`의 가치를 상실하면 사금고와 다를 바 없으며 욕망을 둘러싼 이전투구의 장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전가된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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